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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잡지 '클래식기타'  2000년 6월호에 게재되
     었던 것입니다.  < 필자 : 신현수 >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 간 새 ♧

  그리하여 주 3회씩 기타학원에 드나들게 되었는데, 그것은  색다
른 경험이었다. 초보자가 되어 무엇을 배운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
운 일인지 그동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어린  시절 
피아노 배우러 다닌 것은 다소 극성스런 엄마의  성화  때문이었으
니. 말만한 규수 신분으로 「작은 별」「주먹 쥐고」등을 연습하는 
것이 어째 기분이 좀 이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아무튼  연습
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은 그런대로 어린시절로 되돌아간 듯해서 신
선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나, 어쩐지 뒷머리에 중년사내의 눈길
이 와닿는 듯한 느낌이 들 때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을 어쩔 수 
없었으며 그래서 다소 뻔뻔스러워져야 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먹었
다.
                
                
  한 번은 동심을 만끽하며 「나비」를 열심히 뚱기고 있는데,  누
군가『잘 하시는데요! 』하고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등에 
식은땀 한 줄기가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
만, 은주라는 학생이었다. 대학 2학년, 휴학 중이라 했다. 그런데, 
딴에는 늙은 후배(?)를 격려하느라 악의없이 던진 것이 분명한  그 
말이... 자꾸 빈정대는 것으로만 들리는 비틀린 심뽀를 달래서  칭
찬일 뿐이라고 바로잡아 받아들이는 데는 꽤나 이성적인  분석작업
을 필요로 했다. 「으이그, 이 자격지심. 나이살이나 먹은  피아니
스트가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감!. 으~히,히,히.」 자조 섞인 웃
음이 절로 났다. 일부러 학원생이 뜸한 오전 시간만을 택하여 드나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  세상사, 우려하던  일일
수록 피해가는 법이 없다. 

                

  은주라는 학생은 보통 키 그리고 약간 갸냘픈 체구에 붙임성  있
고 어딘가 순진해 보이는, 눈의 흰자위와 검은 동자의 경계선이 분
명해서 눈빛이 아름다워 뵈는 아이였다. 그녀는 목하 브로우어(Leo 
Brouwer, 1939~ 쿠바)의 Etude를 연습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음악적인 내용에 대해 약간의 조언을 해 주었다. 순전히 구겨진 자
존심을 다소라도 회복시킬 속셈으로. 은주는 전혀 불쾌해 하지  않
았다. 처음에는 눈을 크게 떠서 잠깐 놀라움을 표시했으나, 곧  이
어 무척 반가워 하는 표정을 지으며 곡의 내용에 대하여  이것저것 
마구 질문해댔다. 그때마다 막힘없이 유창하게 흘러 나가는 대답. 
성대를 울리며 목구멍에서 쪼르르 굴러나와  유연한 혀놀림에 다시
한 번 굴렁쇠 구르듯 굴러서 빠져 나가는 그 소리들이 하도 매끄러
워서 지윤은 스스로 놀라웠다.  마치, 자신의 성대로부터의 발성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고양이의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듣는 듯했
다.

  『음악을 전공하셨나 봐요?』하는 그녀의 질문에,
  
  『전공했다기보다는 그냥 좀 좋아하는 편이죠.』하고 즉각  대답
했으나  저만치서 중년사내가 듣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금방
거짓말이 탄로나고 만 아이의 심정이 되었다.  그는 서류정리를 하
고 있었는데,  이쪽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척하고 있긴 했지만
일순 그의 입가에 의미 있는 미소가 번지는 것은 그가 대화를 엿듣
고 있다는 산 증거.  그렇다 해서 한 번 내뱉은 말을  다시 고치고
싶지는 않았다. 「될대로 되라지.」

                

  그 일로 은주는 지윤의 저력에 대하여 꽤나 존경심을  갖게 되었
다.  그후,  은주 역시 굳이 오전 시간을 골라서 학원에 들나 들게 
되었다. 오로지 지윤이와 맞닥뜨리기 위한 속셈임이 분명했다.  지
윤으로서는 그러한 변화가 다소 성가신 면이 없지 않았다.

  카노(A. Cano), 코스트(N. Coste), 카를리(F. Carulli)의 연습곡
들은 「바이엘(Bayer) 피아노 교본」을 연상케 했으나 그 단순성에
도 불구하고 기타의 음색과 잘 어울리는 음악적 특성으로 인해  은
연중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냈으며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매력
을 느끼게 했다. 아무튼, 동요보다야 한결 체면이 서는 연습곡들이
었다.

  중년사내의 촌티나는 생김새부터가 그에게서 재치있는 입담을 기
대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으나 화재가 음악에  대한 
것일 때에 한해서는 다소 사정이 달랐다. 그는 의외로 풍부한 이야
깃거리들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가끔은 농담까지 겻들이는  여유
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을 때에도  지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이 거의 없이 주로 그녀의 발을 응시하는  편
이었는데, 그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습관일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러한 태도는 마치 그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스
스로를 향해서 독백하고 있는 듯해서 어떤 때는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자신
의 농담이 먹혀든다고 느낄 때에 한해서 그것을 확인이라도 할  속
셈인지 겸연쩍어 하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들고 잠깐 동안  상대를 
쳐다 보는 경우는 있었다. 하긴, 그 미소란 것도 미소인지  웃음인
지 확실치는 않았지만. 아마 그 경계선쯤에 해당될 것이다.

  기타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음색을 귀동냥한 것은 피아니스트로서
의 그녀에게 무척 도움이 될만한 것이었다. 파가니니. 젊은  시절, 
수년(1801 ~ 4)간 어떤 귀부인과 은거생활을 하며  기타(guitar)연
주에만 몰두했다던 파가니니(N. Paganini, 1782.10.27~1840.5.27). 
악마에게 혼을 팔고 대신 귀기(鬼氣) 서린 테크닉을 얻었다던 바이
얼리니스트 파가니니의 화려한 기교와 매혹적인 음색 뒤에는  기타
(guitar)로부터 얻어낸 마법이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는 어렸을 때 이미 기타를 배웠던 것이다. 파가니니는 끝내 자신
의 바이얼린 연주법에 대한 비밀을  공개하지 않았다지만,  화려한
겹음과 남달리 아름답고도 다양한 음색 그리고 연속적인 화음 연주
등, 기타(guitar)음악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그만의 특징적인 면모
는  기타(guitar)로부터 얻어낸 마법이 적지 않았을 것임을 추측하
게 했다.  인색하기로 놀부 뺨칠만 했던 파가니니가 어느날 무명의

                      

한 첼리스트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 단 30 분 동안 테크닉의 비결을
은밀히 가르쳐 준 일이 있는데, 그 첼리스트가 그후 일약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변신했다지 않던가.  왠 망상? 지윤은 날뛰는 토끼처럼
이리저리 멋대로 비약해대는  생각의 꼬리를 뒤쫓는 짓거리를 잠시
넋을 놓고 즐겼다.  오늘 중년사내는 파가니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
려 주었었다. 누구든 웬만큼은 알고 있는 파가니니였지만,  중년사
내의 이야기에는 좀더 구체적이고 색다른 관점들이 있어서  들어줄
만 했다. 생각난 김에 잠들기 전에 파가니니를 한 곡 들어 볼까 하
다가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로 마음을 바꾸었다.  잠자리 음
악에 어울릴만한 파가니니의 곡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정야(
淨夜, Transfigured Night, Op.4)를 들으며 그녀는 잠들었다. 쇤베
르크의 정야(淨夜, 정화된 밤)는 데멜(Richard Dehmel)의 시(詩)를
바탕으로 한 교향시 형식의 곡이다.

                      

  「두 사람이 나뭇잎이 시들어 싸늘한 느낌을 주는 숲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달빛을 가릴만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달은 높은 떡갈
나무 위를 달립니다. 여자가 이야기합니다. 저는  임신  중이지만,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예요...」

                    ☆      ☆     ☆

  피아니스트로서의 경험은 때로는 기타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경우
도 없지 않았지만 대체로 눈에 띄게 빠른 진척이 가능하도록 해 주
었다. 지윤은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는 것
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시간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연주자세가 웬만큼은 자리잡혀 가고 있음을 스스로 느낄 정도가 되
었노라 자신하고 있었던 터였는데, 어느 날 그러한 자부심을  여지
없이 무너뜨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처음엔 이제 고작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웬 세하주법을  가르쳐
주나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  황당함과  고통스러움이
란... 진정 잔인하고도 무식한, 네안데르탈인에게나 적용할만한 무
시무시한 교수방법이었다.  「해부학적인  원리에  기초한  노하우
(know-how)」나 「세하주법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은  다  어디로 
갔는지. 촌스럽게 생겨 먹은 그 중년사내가 겉보기와는 달리  교활
한 본성을 드디어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레슨이 있는 날
이면 하루도 거르는 일 없이 고문하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그녀가 
겪은 끔직한 고통을 어찌 필설로 다할까. 그 경험을 십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자 여러분께서 반드시 그 과정을 그대로 따라 해  보아
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문제의 발단이 된 그 연습
과제를 소개해야 할 사명감을 느낀다.

                        

  중년사내는 지윤의 왼손에다 집중적인 고문을  가했던  것이지만 
그에 앞서 먼저 오른손 운지부터 익히는 것이 순서다. 오른손의 연
주방법에 익숙해져 있어야 왼손에 효과적으로 고문을 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중년사내는 이와 같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  두
는 치밀함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악보6. 개방현을 이용한 오른손 연습

  악보6을 연주해 보도록 하자. 모두 개방현으로 되어 있으므로 왼
손운지는 필요가 없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연주하기  전에  먼저 
i,m,a손가락을 ③,②,①번선에 가볍게 올려 놓은 다음, p로 ⑥,⑤,
④번선을 차례로 뚱기는데 ⑥,⑤번선은 아포얀도 주법으로  그리고 
④번선은 알·아이레 주법으로 뚱긴다. 이어서 ④번선을 뚱긴  p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동작과  함께  i,m,a손가락으로  차례대로 
③,②,①번선을 뚱기면서 선에서 떼어낸다. 이른바 전형적인  상행 
아르페지오 연주방법 그대로다. 여러 차례 되풀이 연습하여 오른손
가락의 탄현 동작에 충분히 익숙해지도록 한다.

  오른손 연주 요령에 충분히 숙달되었다면 이제 왼손 운지에 대하
여 알아 보기로 하자. 그림1에서 보듯이 1번손가락으로 지판의 제1
번 프렛을 세하(Ceja)로 짚고 오른손으로 악보6과  같이  연주하면 
악보7에 해당하는 연주가 이루어진다. 개방현과 제1프렛 간의 음정 
차이가 반음정에 해당하므로 악보6의 음들을 모두  반음씩  높이면 
당연히 악보7과 같이 되는 것이다.

     
                    그림1. 제1 프렛 세하

       
                           악보7.

  이때 2번손가락을 1번손가락에 겹치듯 붙여서 1번손가락의  세하
를 돕는다든지 하는 꽁수를 써서는 안된다. 1번손가락을 제외한 나
머지 손가락들은 선을 누르는 일 없이 자연스런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마찬가지 요령으로 제 2, 3 프렛을 세하로 짚고 연주해 보도
록 한다 (그림2, 그림3).


     
                    그림2. 제2 프렛 세하
  
     
                    그림3. 제3프렛 세하
  

  이제 왼손운지 요령도 익혔으니, 고문을 위한 사전 준비는  대체
로 마무리된 셈이다. 지금부터 독자 여러분도 함께 동참하여  사이
좋게 그리고 본격적으로 왼손에 고문을 가해 보도록 하자. 악보8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전지윤, 그녀가 그토록 치를 떨었던 바로 그
「세하 고문」또는 「해부학적 고문」의 실체다. 제1포지션에서 시
작하여 제9포지션으로 그리고 다시 제1포지션으로... 악보8을 되풀
이 하면 된다.   = 60보다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악보8. 1번손가락만의 세하로 제1포지션 ↔ 제9포지션 왕복 연습하기

  
  아직도 악보8이 왜 고문일 수 있는지 감(感)을 잡지 못하는 독자
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지금부터 고문의 현장
으로 안내하도록 하겠다.


               ♧ 고문의 현장 ♧

  지윤은 길가를 장식하고 있는 화단에 활짝 핀 꽃들을 보고 그 아
름다움에 새삼 감탄하며서 그리고 화창한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폐
부 깊숙히 들이마시면서 그렇게 학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런  상
쾌한 기분은 학원으로 오르는 계단 입구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허용
되었다. 계단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늘도 변함없이 예의 그  「해
부학적 고문」으로부터 레슨이 시작될 것이라는 암시가 곰팡이  내
음처럼 계단 구석구석에서 스며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나무 
계단이 삐걱거릴 때마다 그것은 음산한 신음 소리 그 자체로  들렸
다. 그래서 지윤은 속이 상했다.

                 

  제1포지션에서부터 시작하여 제9포지션에까지 도달하면 다시  하
강하여 제2포지션에 이르기까지 악보8을 티없이 깨끗하게 소리  내
면서 도돌이하지 않고 한 번 연주하는 것은 누구나 해 볼만한 워밍
업 정도의 연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다시  1 
회를 더 오르내리면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 사이의 근육  뭉치가 
돌덩이처럼 굳어지면서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1 
회 더 추가하여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통증으로 인해 더 해 볼 의
욕을 상실하고 만다. 하지만, 연습이 결코 거기서  중단되는  일은 
없었다. 그때부터 비로소 진정한 고문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녀
는 6 회를 반복할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대략 5 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연습이지만 4회 이후부터에 해당하는  2~3 분간은 그야말로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오금이 저려오고 나중에는 뱃가죽에 
경련이 일어났다. 뱃가죽에 경련까지 일어나는 상황은 정말 그녀로
서는 난생 처음 경험해 본 것이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  글에 
설명되어 있는 바 그대로 정확하게 따라 하신다면 이 희귀한  경험
을 즐겨(?) 보실 수 있다. 꽁수는 일체 통하지 않았다.  2번손가락
을 슬며시 1번손가락에 붙여서 힘을 보탤라치면  중년사내는  으레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수법을 동원했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소리를 내어서 서툰 솜씨를 숨기느니,  나 
같으면 차라리 소리가 나지 않는 한이 있어도 바른 자세로  연주하
며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을  택하겠어요.  관객이 
연주자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도록 그 계기를 연주자 스스로  제공하
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어리석음이지요. 왜냐하면 그 관객을  실
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다음 번에는 더 잘해야 될 테고, 적어도  전
보다 못하지는 않아야 할 테니까, 또 눈속임을 해야 하는 악숙환을 
자초하는 것이거든요.』

  그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책장에  심리학 
관련 서적이 없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가 한 말의 내용을  거
두절미하고 나면 남는 것은 다름아닌「솔직해라  !」는  것이었다. 
정말 죽을 맛이었다. 지윤은 속이 상했다.「혀를 깨물고 이 자리에
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어내고 말리라 !」마음은  굴
뚝 같았지만 손가락 근육들의 입장은 그게 아니었다. 마치 다른 사
람의 손가락이기라도 하듯 주인에게 마구 반항하고 있었다. 하극상 
! 아무리 왼손의 운지자세를 바르게 하려 해도 어느 샌가  2번손가
락이 슬며시 1번손가락 곁으로 가 붙기 일쑤였다. 그럴 때면 으레,
언디선가 읽었던  살아서  꿈틀거리는 마로니에와  로캉탱에  대한
귀절이 생각났다.

  「소리가 나지 않는 한이 있어도 바른 자세로... ?」,  어차피 4
번째 오르내리기를 시작할 즈음에는 결코 그것이  정상적인 소리일
수 없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독자 여러분은 그게 어떤
소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틱, 틱, 틱... 」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고, 힘을 주든 말든 어차피 그 소리가 그 소리이니  잠시
손가락에 힘을 빼고 눈가림으로 세하를 하고 있는 척하고 있을라치
면 그는 귀신 같이 그것을 눈치챘다.

  『예술적 자긍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속이는 짓이  가장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지윤은 정말 속이 상했다. 이쯤되면 뚜껑이 열리는 정도가  아니
라 완전히 돌아버린다. 중년사내는 서슴지 않고  비수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결코 그가 화를 내거나  나무라
는 듯한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촌스럽게 생겨먹은 
상판에다 오히려 다소 겸연쩍은 듯 수줍어 하는  내숭까지  떨면서 
나지막한 어조로 말했다. 멀리서 누가 지켜 본다면 연인 사이의 대
화로 착각할 것이었다. 다정스럽게 미소 지으면서, 그러나 그 미소
로 인해 상황을 오판해버린 순진한 상대의 명치를  시선  아래에서 
슬쩍 들이민 칼로 사정없이 찔러버리는 장면은 갱영화에서 가끔 볼 
수 있긴 하지만...

  다른 과제곡들에 대해서는 잠시 설명하고 몇 가지 고칠 것  수정
해 주고 나서는 한동안 혼자 연습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상례였
다. 하지만,  이 「세하 고문」에 대해서는 그리하지 않았다. 중년
사내는 고집스럽게 마주 앉아서 한 음 한 음 또박또박 호흡을 같이
하며 함께 연주했다. 그러다 지윤의 기타에서  틱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그는 더욱더 명료한 소리로 그리고  크리센도하면서 
뚱겼다. 마치 제대로 연주하라는 무언의 협박처럼. 특기할만한  사
실은 그러한 그의 태도는 세 번째 오르내리기가  완료될  때까지로 
한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그나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 
네번째 오르내리기를 시작할 때부터는 그녀가 진지하게 열심히  하
고 있는 한 그 소리야 어떻게 나오든 무방하다는  식이었다.  여러 
날을 두고 관찰한 결과 이와 같은 그의 태도는 거의 공식적인 것으
로 보였다.

  아무튼 5 분간의 고문이 끝나고 나면 4,5 분 정도 쉬게 했다. 이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그는 기타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려 주는 것이었다. 마치 회초리를 때리고 난 다음, 맞은  아이를 
달래 주는 어른처럼. 또는 졸병들에게 모진 기합을 주고 나서,  술
자리 만들어 기분을 풀어 주는 고참병처럼. 그러나 그럴수록  아이
나 졸병은 더욱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그랬다. 이것은 다시 한  번 
「세하 고문」을 되풀이하기 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언제나 이 4,5 분 간의 휴식 후에는 다시 그 지긋지긋한 고문이 한 
번 더 되풀이 되었다. 마지막 남은 피 한 방울까지 다 쥐어짜는 듯
한 두 번째 고문이 끝나고 나면 ― 그는 해부학에 정통한 사람이었
던 것이다 ― 지윤은 맥이 풀림과 동시에 현기증과 두통을 느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러면서도 그날 몫에 해당하는 고문이 다 끝난 
데 대한 안도감이 전신을 감싸면서 짜릿한 행복감이 밀려 드는  것
이었다. 이반·데니소비치가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쉬고 나면 즐거운 연습이 기다리는 것이었다. 과제곡 연습은  마냥 
즐거웠다. 어쩌면 그것은 지독한 고통을 겪은 데 대한 심리적 반사
이익 같은 것인지도 몰랐다. 발목에 모래주머니 차고 뛰기, 원산폭
격, 뻘밭에서 구르기, 가시철망 그물 아래로 포복 등 입에  단내가 
나도록 지독한 훈련을 통상적인 일과로 하는  훈련병에게  있어서, 
행군은 즐거운 산책일 뿐이다.

  그런데, 참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사실은 이 두 번의 고문이 가해
지는 동안 중년사내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연주하는 것이었지
만 그는 전혀 힘든 기색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완된 자세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 운지법이 하도 가볍고 날렵해서 마치  지
판 위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했다. 세하를 하고 있는 1번손가락은 
선을 누르는 듯 마는 듯 했지만 그 소리는 항상 맑고 깨끗해서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아무튼 지윤은 이를 악물고 나름대로 저항했다. 아무리 고통스러
워도 그녀는 끝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끝까지  견디어낼 
것이라 다짐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끝날 때쯤에는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녀가 품위를 잃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서 긴장이 풀리고 나면 사정이 달랐다. 그
녀는 속이 상했다. 한 번은 설움과 울분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No.14(c#단조) 제3악장(Presto agitato)을 
다이너마이트 터뜨리듯 마구 두들겨 연주해 보았으나 그래도 채 분
이 풀리지 않아 눈물을 찔끔질끔 흘리다 그대로 건반에 엎드려  잠
든 적도 있었다. 그때 꿈속에서 중년사내를 보게 되었는데, 중년사
내는 어쩐 일인지 피아노를 배우는 까까머리  학생으로  등장했다. 
지윤은 그가 건반 위에서 손가락을 더듬거릴 때마다 호되게 쥐어박
고 꾸짖고 했는데, 너무 심하게 나무란 것 같아서 나중에는 연민의 
정을 느낄 정도였다. 그는 건반 위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게 보
기에 안스러워서 아기를 품에 안듯이 포근히 감싸  안고  달래다가 
화들짝 놀라서 깨어났다. 「 으~ 흐, 흐, 흐..., 이런  망측한  일
이. 내가 원 세상에... 그 촌스럽게 생겨먹은 늙은 사내를 품에 안
다니, 말도 안돼 !」

  이 일이 처음에는 로망스를 연주해 보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되었
던 것이었지만,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로망스에 대한  관심은 
이제 거의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왜 굳이 그런  곤욕을 
치르면서까지 중년사내를 찾아 가야 하는 지 스스로  자문자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장에라도 그만 두면 될 일이었다. 미친  개에게 
물린 셈치고 잊어버리면 그뿐이었다. 해서, 하루를 빼 먹게 되었는
데, 이상하게도 그 촌스럽게 생긴 얼굴이, 그 어줍은 미소가  자꾸 
눈에 어른거리는 것이었다. 「예술적 자긍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스
스로를 속이는 짓이 가장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가 뒤에서 겸연쩍어 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나지
막하게 중얼거리는 듯했다. 지윤은 속이 상했다. 이제는  로망스가 
문제가 아니었다. 자존심이 깃발처럼 허공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그럭저럭 그러한 고통을 한 달쯤 겪은  어느날이었다.  기약없이 
그러한 고통이 계속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참기  힘들었다.  지윤이 
물었다.

  『선생님, 이 골병 들 연습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시간이  지
나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한 달이  지
났는데도 힘들기가 처음과 별반 차이가 없어요.』

  『그건... 그래요, 내공을 몰라서 그래요. 내공이 길러지면 그러
한 고통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거든요.』

  그는 수수께끼 같은 대답으로 응수했다.

  『내공이라니요?』

  지윤은 어이가 없었다. 내공이라니. 「지금 내가 뭔 짓거리를 하
고 있단 말인가?」

 『맞아요. 내공을 이해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지요.  그런데, 지
금쯤은 내공의 문턱을 넘어서야 하는 것인데...』

  그가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리고 있을 때, 마침 은주가  들어  섰
다. 중년사내는 반색을 하며 그녀를 불러서 가까이 앉게  한  다음 
말했다.

  『은주야, 내공 수련 좀 함께 해 보지지  않으련?』
  
  『내공  수련요? 그것 좋지요. 오랜만이긴 하지만, 함께 해 보죠,
뭐.』은주가 맞장구쳤다. 

  
  「그래, 너희들 사제  간에  죽이  척척  맞는구나」.  지윤은 왠
지 마음이 불편했다.

  해서, 참으로 음악다운 구석이라고는 어디 한 군데 찾아  볼  수 
없는 악보8을 두고 얄궂게도 세 사람이 합주하는 ― 기막힌 단성부 
아르페지오를 두 명의 프로와 또 한 사람의  아마추어가  합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런데 정작 지윤을 참을 수 없게  만든  것은 
오로지 세 사람 중에서 그녀만이 골육을 비트는 듯한 고문을  받고 
있다는 자각이었다. 중년사내야 내공이 출중해서 그렇다 치자.  하
지만 은주까지도 그렇게 잘 연주해내리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긴, 은주 역시 마지막에 가서는 힘들어 하는  표
정이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끝까지 제대로 연주해냈다. 젖먹던 힘까
지 다 끌어대느라 얼굴색이 흙빛으로 변해 끙끙거리고  있는  것은 
자신 뿐이었다. 더욱이 중년사내와 은주는 힐끔힐끔 눈치를 살피며 
서로 공범자의 미소를 나누고 있지 않은가. 끝내 혼자만 왕따 당하
고 만 것이었다. 참혹한 느낌, 그녀는 속이 상했다. 정말 속이  상
했다.

                    

  보통 때 같으면 즐거웠을 과제곡 연습조차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연습 도중 내내 그 「내공」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선문답
에 시달려야 했다. 중년사내에게 좀더 캐묻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망서리기만 하다가 끝내 말문을 열지 못했다. 곁에서 빌라로보스를 
연습하고 있던 은주,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자꾸 자존심을  의식하게 
했다. 그런데, 지윤의 머리에 언뜻 섬광이 스치고 지나갔다.  공범
자의 미소. 그랬다. 그것은 단서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다.  놓쳐
서는 안될 실마리였다. 학원을 나설 때, 여늬때처럼 따라 붙는  은
주가 그날따라 싫지 않았다. 불감청(不敢聽)이언정 고소원(固訴願)
이라.

  동네 커피숍이었지만, 헤이즐넛 커피 맛이 일품인 곳이었다.  사
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을만한 별실을 택해 자리잡았다.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폭넓은 창밖으로 길가는 사람들을 흘낏 쳐다보며  지윤
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은주야, 일찌감치 이실직고해. 그 내공이라는 말에 숨겨진  뜻
이 있을 거야. 내 말이 틀림없지?』

  『눈치채셨군요, 언니. 호, 호 !  하지만, 맨  입으로야  곤란하
죠. 사돈은 뭐 논 팔고 밭 팔아서 장사하나요?』

  『그래, 알았다 알았어. 내가 한 잔 거하게 살 게. 좀 가르쳐 주
라, 그 비밀.』

  은주는 연신 재미있다는 듯 생글거렸다.  한동안 그렇게 뜸을 들
이다가 한 마디 귀띔을 했는데...

  『언니, 만일에 말예요.  이만기장사라 할지라도 두  손을  번쩍 
쳐든 채 두어 시간을 그렇게 벌서듯 하고 있으라면 견딜 수 있을까
요?』

  『그야 견디기 어렵겠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리고  이만기도 
이젠 한 물 갔더라, 얘.』

  『하지만 말예요. 5분마다 2, 3초씩만이라도 팔을 내렸다가 다시 
들게 한다면 어떨까요. 굳이 이만기장사가 아니라도 말이죠,  그냥 
보통 사람도 그리한다면 쉽게 견딜 수 있지 않겠어요? 비밀의 열쇠
는 바로 그기 있는 거예요.』

  『 ? ? ? ? ? 』

  『포지션을 옮기는 순간마다 세하를 위해 1번손가락에 가했던 힘
을 완전히 빼고 100% 이완시켜서 이 손가락을 쉬게  하는  것이죠. 
비록 눈 깜짝할 순간에 지나지 않는 휴식이지만, 요령을 잘 익히면 
그 찰나를 이용하여 손가락의 힘을 웬만큼은 리크리에이션할 수 있
어요. 그래서 손가락근육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으니 세하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거죠.』
  
                
                
  『  !  』

  순간, 지윤의 뇌리에는 몇 가지 영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
다. 그것은 충분히 시험해 볼만한 아이디어였다. 더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아, 그걸 몰랐다니...」 일견 별 게 아닌 것 같지
만, 정말 신통한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은주가 그러한 그녀의 생
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조심스럽게 그러나 여전히 장난기 어린 말투
로 덧붙였다.

  『하지만 말예요, 언니. 언뜻 보기에는 매우 단순해 보일지 모르
지만 그 초식에는 의외로 변화의 여지가 많고 또한 미묘한  구석도 
있어요. 그리고 위험한 함정도 도사리고 있죠.  그래서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돼요. 어쨌거나 그 초식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상
승의 경지에까지 도달하는 데 지장이 있어요. 저는요,  대충  알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은 못되거든요. 머지 않아 
선생님께서 자세히 가르쳐 드릴 거예요.』

  『허, 달마가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거참 ! 이른바  역근경(達
摩易筋經)을 통하여 제대로 익히란 말씀이렸다 !  암튼 고마워. 많
은 도움이 됐어.』지윤이 그녀의 장난기에 은근히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그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
음을 익히 알면서도 그와 같은 초식(?)의 비결을 일체 가르쳐 주지 
않았던 중년사내에 대하여 은연중에 부아가 끓어  오르고  있었다. 
중년사내의 촌스럽게 생겨 먹은 얼굴이 그리고 어줍은  그  미소가 
떠올랐다. 어딘가 잘못 빚어진 구석이 있긴 한데 꼬집어서 그게 어
디라고 말할 수는 없는 얼굴. 조물주가 그의 얼굴을 빚던 중  깜빡 
졸았거나 아니면 귀찮아서 채 마무리짓지 않았을 것이다.

  『'상승의 경지'라면 본격적인 세하 주법을 말하는  것이겠구나. 
그치? 난 언제쯤이면 그러한 것을 배우게 될까?』

  『맞아요. 그런데 지금 연습하고 계신 것이 이를테면 세하  주법
을 가르치기 위한 터 다지기 같은 것이걸랑요. 본격적인 세하 주법
은 좀더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그러니까, 내공을 키워 가는  방법
도 배우셔야 할 것이고 그리고 내공이 충실해질 때까지 또  시간이 
걸릴 것이고... 하지만, 정작 세하 주법의 여러 가지 기법들을  배
울 때는 전혀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즐거움이 넘치죠. 그처럼  쉽
게 세하 주법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할  것이고요. 
그 점은 제가 보장하죠.』

  『3개월 정도 지나면 세하 주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었는데, 이러
다간 한 세월 더 걸리겠다, 얘.』

  지윤이 혼잣말 하듯이 볼멘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포지션을 옮길 때마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이완시키면 
그 사이에 음이 끊어지지 않을까? 아니면 말을 바꾸어, 음이  끊어
지는 현상이 더 드러나고 심해지지 않을까... 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포지션이동의 순간에 손가락
에 힘을 주든 말든 어쨌든 포지션이동은 하는 거  잖아요?  나중에 
배우시게 될 테지만, 포지션을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손가락에  힘
을 빼고 해야 하거든요. 특히 동선(銅線)이 감긴 ④~⑥번선을 짚은 
다음 포지션을 이동할 때에는 손가락에 가해진 힘을 빼야 할  뿐만 
아니라 손가락을 아예 선에서 떼야 해요. 그리하지 않으면  잡음이 
나게 되죠. 손가락이 선을 스치는 잡음 말예요. 아무튼 포지션이동
이 행하여지는 그 짧은 순간을 힘의 회복에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
에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구요... 노파심에서 말
씀드리는 거지만, 그 초식이 보기보담 간단치 않아요. 호, 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