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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망스 악보 내려받기 )를 클릭, 내려받은 악보 파일프린트하여 악보를 보시면서 아래의 글(강의)을 읽어 나가실 것을 권합니다 (※ 악보 파일은 2016년 11월 11일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강의 업데이트: 2016년 12월 27일을 기하여 본 강의 내용에 약간의 업데이트를 합니다. 업데이트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6년 6월 22일 본 강의가 게재된 후, 인터넷의 기타(guitar) 관련 게시판들에는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강의 내용에 공감하고 감사를 표하는 댓글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질문과 이견(異見) 제기 등도 있었으며, 또한 그에 대한 네티즌/필자의 답글이 더해지기도 했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여 주는 그와 같은 댓글/답글들 중에서 본 강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학구적인 소중한 글들을 선별하여 추가(첨부)했습니다. 해당 인터넷 게시판들에서 (그래픽으로) 화면 캡춰를 해 두었던 것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아래 본 강의 중 관련이 있는 곳에, 이를테면 "넷Q/A: '준비된 앞꾸밈음(prepared appoggiatura)'이란"과 같은 식으로 추가(첨부)했으며, 이 표제 글을 클릭하시면 새창에서 해당 내용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인터넷의 guitar 관련 게시판들에는) 그 밖에도 (민감한 이해관계 탓으로 생각되는, 몇몇 분들의) 다소 치졸하고도 집요한 인신공격성의 비난들이 올려지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비난은 본 강의 내용의 학구적인 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글들이었습니다. 오로지 어찌해서든 논란이나 말썽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그리해서 글의 삭제를 이끌어 내려는 속셈들이 잘 들여다 보이는. 이 땅에서는 어느 분야에서건 흔히 있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그저 그런 췌언(贅言)들이어서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후진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기타계의 파이(pie)를 키워야 하는 것이라 하겠는데…, 이 땅에서는 그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진실이 발붙일 데가 없는 이 땅에서는 말입니다.

다들 익히 아시다시피, 지난날 들불이 되어 맹렬하게 번져 나가며 타올랐었던 국내 각 대학 및 중고교의 기타 동아리/합주단. 그들을 통해 수많은 기타인들이 배출되어 온 덕분에 이 땅에는 다른 악기의 애호가들에 비해 기타 애호가들의 수가 엄청 많습니다. 그분들이 지금은 어느덧 대개 중년에서부터 노년층까지의 기타인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데, 그분들 중 대다수가 지금은 사실상 기타 연주에서 거의 손을 떼고 한발 물러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타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탓에 어찌해서든 기타를 계속하고 싶으나, 그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들 하십니다. 이를테면, 오른손을 직각으로 꺾어서 연주하는, 소위 "정자세(正姿勢)"라고 배웠었던 그 고질적인 기형(奇形, 畸形)의 자세를 비롯하여, 오른손 왼손의 운지법, 오른손의 터치, 손톱 사용 기법 등등의 기본기들이 모두 (잘못 배웠었던 탓에) 고치지 않으면 안될 것들이며, 그 밖에도 일일이 그 예를 다 들 수 없을 정도로 고쳐야 할 것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애초 기타를 바르게 배웠었다면, 지금 이 땅에는 프로에 버금가는 아마추어 군단(軍團)들이, 막강한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들이 튼튼한 허리를 형성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필자의 저서들이 출간되어 나오기 시작했었던 1990년대 이후부터 배출된 분들만이라도, 최소한의 기본기들만이라도 바르게 배워 두었었다면 그 결과는 지금과는 놀라운 차이를 만들어 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타계의 파이는 지금보다 수십 갑절 커져 있었을 것입니다. 두고두고 한(恨)이 되는, 안타깝고도 아쉬운 불운입니다.

어떤 악기를 배우든 초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이 바로 아티큘레이션 및 프레이징과 관련한 레가토(legato) 주법입니다. 그 까닭은 그것이 다름 아닌 음악의 ABC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데, 아직도 이 땅의 기타인들 중에는 그러한 음악의 기본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답답한 일이지요, 흐~.

2016년 12월 27일, 잔메에서 synn이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입니다.

   대다수 프로들까지도 엉터리 연주하고 있는
 로망스(
Romance de Amor)에 대한 긴급 강의

   2016년 6월 22일, 강의: 기타리스트 신현수

아래 내용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랑의 로망스(Romance de Amor, 이하 로망스)'에 대한 곡 형식 및 화성 분석과 악상 해석, 그리고 제대로 연주하는 데 필요한 현대적 운지법과 연주 기법 등에 대한 강의이며, 가급적이면 초보 친구들까지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프로 기타리스트들을 위하여 긴급하게 게재하게 된 강의입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로망스 동영상 중 프로들의 연주로 생각되는 것 수십 편과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CD들을 점검해 본 결과, 국내 프로 기타리스트 중에는 이 곡을 제대로 연주한 예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로망스는 그 내용이 동요 수준에 지나지 않는 곡입니다(; 물론 기타로 그것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중급 이상의 테크닉이 필요한 곡이기는 합니다만). 그러한 이 로망스 하나 제대로 해석(연주)하지 못한다면 어찌 프로 기타리스트라 할 수 있을런지요? 사안이 치명적이고도 긴급한 것으로 생각되어 굳이 시간을 내어 글을 올립니다 ― 인터넷에서 흔히 문제/오류 투성이의 연주/강의 등등을 접하곤 해도 필자는 웬만하면 그냥 못 본 것으로 하고 침묵하는 편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님께서 프로 기타리스트이시라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시겠지요. "내가 뭐 로망스 강의 따위를 읽어야 할 학번인가?". 그리고 불쾌한 표정과 함께 외면하고 지나쳐 버리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식적인 예술가적 표정과 제스츄어(gesture), 그리고 화려한 손가락 놀림으로 음악을 잘 모르는 대중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어깨에 힘주고 으스대며 지내는 것에 만족하고 계시다면, 뭐 그래도 좋겠지요. "논문 대필이나 표절은 예사이고, 학위/학력/경력 위조쯤은 당근이며, 전관 예우나 '유전 무죄 무전 유죄' 정도는 관례인 이 나라에서 그게 뭐 어때서?" 하고 여기신다면 그래도 좋겠지요. 그러나 뒤통수에 꽂히는 주류(主流) 음악가들의 비웃음을 느끼며 살아가시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단 한 번 살아갈 뿐인 인생이므로 한 가지라도 진정한 진면목을 원하시다면, 일단 초심으로 돌아가 겸허한 마음 가짐으로 아래의 내용을 필독하실 것을 권합니다. 자구(字句) 하나하나를 곱씹어 가면서 읽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강의가 님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성격의 것이므로 - 필자는 그렇기를 희망합니다. 아래의 글(강의)을 통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명백하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현 세대의 기타리스트 중에서도 톱 클래스에 드는 일류 기타리스트들이 왜, 어찌 연주하길레, 무슨 차이를 보이길레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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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이 강의에서 흔히 나오는
'아티큘레이션'이란 >>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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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두 달 전, 포털 사이트의 기타 Cafe 중 한 곳에서 그곳 회원의 '로망스(Romance de Amor)' 동영상 연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도움말을 덧글로 남겼었지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다들 로망스 정도는 어떻게 연주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시간을 내어 인터넷에 널려 있는 로망스 연주 동영상을 몇 개 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각양각색의 엉터리!들이었습니다. 내친 김에 (아마추어들의 것은 아예 제쳐 두고, 그리고 국외 기타리스트들의 것도 일부 포함하여) 프로로 생각되는 이들의 로망스 동영상만을 수십여 편 열어 보았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멘붕! 열어 본 동영상 중에서 인정해 줄 만한 해석(연주)은 단 하나뿐이었는데,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국내 기타리스트의 연주가 아니였으며, 현 시대의 세계적 기타리스트 중에서도 톱 클래스(top class)에 드는 이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곡(로망스)의 프레이징 및 아티큘레이션(☞ 아티큘레이션이란) 표현에 결함이 없는 경우는 그것을 포함하여 단 2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과 CD 중에서 국내 프로 기타리스트들의 로망스 연주만을 골라서 모두 들어 보았습니다. 하나같이 프로의 연주로서는 수준 미달이었습니다. 물론 필자가 점검해 본 동영상이나 음반/CD가 그리 많은 양은 아닐 것이며, 국내 기타리스트일지라도 필자가 아직 들어 보지 못한 정상급(頂上級) 분들은 절대로 그런 허접한 연주를 할 리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점검해 본 자료들을 '임의 표본조사'의 표본으로 간주한다면, 대다수 프로님들이 그런 연주들을 하고 있을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근 30년이 되어 가는 지난 세월, 익히 아시다시피 필자는 국내 기타인들의 연주를 일체 보지도 듣지도 않고 지내온 터였습니다. 근년에 이르러 어쩌다 박규희님의 동영상 연주를 클릭해 보기 전까지는 그랬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랜 세월 그래 왔듯이 이 일을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치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하지 못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지난 한두 달, 이 문제로 이런 저런 생각에 줄곧 시달려 왔습니다. 아무래도 그대로 덮고 갈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아픔이 있을지라도 대물림해 가고 있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필자가 마무리까지 지을 수는 결코 없는 일이겠으나, 그 시작은 해 보일 수 있을 터였습니다.

글을 계속하기 전에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론적 설명이 필요한 경우나 또는 운지법 등의 테크닉과 관련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참고 서적을 인용해야 할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엄청난 분량의 글을 작성해야 하므로 사실상 설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지요. 한데, 이런 유(類)의 글을 쓸 때마다 필자가 늘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 대부분을 필자가 저술한 책에서 인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그 연유(緣由)를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19세기 때의 내용 그대로인 해묵은, 그래서 저작권이 이미 소멸된 외국 서적들을 베끼거나 표절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관련 기초 학문들을 폭넓고 깊게 연구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이 저술해 낸 책을 이 땅에서 찾아보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니, 좀더 사실에 가깝게 이야기한다면 그 동안 필자가 저술/번역/편역하여 출간한 책들에 버금갈 만한 해당 분야의 책들이 현재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하, 인용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필자가 저술한 책들의 이름을 아래와 같이 줄여서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역서] 「아벨·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은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으로.

[편역서] 「아벨·깔레바로의 기타교범(敎範)」은 「깔레바로의 기타교범」으로.

[저서]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은 「알함브라」로.

[저서] 「악상 해석과 표현의 기초 ―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 강약법에 대하여」는 「악상 해석」으로.

[저서] 「클래식 기타 기본기의 비밀」은 「기본기」로.

[저서] 「바우 기타 교본 제1, 2, 3권」은 「바우기타교본1, 2, 3」으로.

한데, 「바우기타교본」은 필자(저자)의 홈페이지 '저서(책)'난에 1, 2, 3권 모두 그 2/3 가량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우기타교본의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 해당 내용이 공개되고 있는 페이지에 실려 있다면 다음과 같은 링크를 표시해 두기로 합니다.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 이 링크를 클릭하면 "바우 기타 교본 살펴보기 차림표"가 새창으로 열립니다. 그 차림표에서 해당 페이지를 열어서 직접 내용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로망스는 그 음악적 내용에 있어서는 동요 수준의 쉽고도 단순한 곡이며, a - b - a(※ A - B - A가 아닙니다)로 된 세도막 형식의 곡에 지나지 않습니다(아래 악보1). (A - B - A 아니라) a - b - a고 한 까닭은 3개의 큰악절로 된 것이 아니라 3개의 작은악절(phrase)로 구성되어 있는 곡이기 때문입니다. 그 작은악절 하나하나가 큰악절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로망스는, 기타로 그것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중급 이상의 테크닉이 필요한, 만만치 않은 난이도에 해당하는 곡입니다. 그 까닭을 간단히 말씀 드린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른손 탄현 기법에 있어서 각 손가락의 - 특히 멜로디를 맡는 a의 - 능수능란한 독립성이 요구되며, 왼손의 세하 주법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을 제대로 하여 연주하기 위해서는 중급 이상의 몇 가지 왼손 운지 기법들이 요구된다는 점 또한 그렇습니다.

악보1에 표시된 검은색, 붉은색, 청색의 긴 슬러 기호들은 음과 음 사이를 끊김이 없이 레가토(legato)로 이어서 연주해야 하는 것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로망스 연주에 있어서는 경우에 따라, 검은색 슬러 표시와 같이 16마디 악절 전체를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할 수도 있으며, 붉은색 슬러 표시와 같이 8마디씩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청색의 슬러 표시와 같이 4마디씩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할 수도 있고요. 또는 첫 8마디는 붉은색 슬러 표시에 따르고 이어지는 8마디는 청색의 슬러 표시에 따라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 각각의 슬러 기호는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하는 방법에 의해 개개의 그룹(group)을 형성해야 함을 나타내며, 그것을 그루핑(grouping)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그루핑이 작은악절의 단위와 일치할 때에는 프레이징이라고 하며, 그보다 짧은 단위일 때에는 구문적 아티큘레이션, 또는 그냥 아티큘레이션이라고 합니다.

한데, 기타 연주에 있어서는 왼손의 포지션이동이 행하여지는 경우나 왼손의 손가락들을 넓게 벌려서 짚어야 하는 경우(※ 이를 운지확장 또는 확장운지라고 합니다) 등, 상황에 따라 음들을 끊김이 없이 레가토로 연결해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프레이징 ☞ 「악상 해석」p51 ~ p68; 아티큘레이션, 그루핑(grouping) ☞ 「악상 해석」p69 ~ p199>

로망스의 E 단조 부분 16마디는 그 전체가 하나의 작은악절(phrase)이자 동시에 큰악절(sentence)에 해당하며, 이러한 경우는 '독립 작은악절(independent  phrase)이라 부르는 대리큰악절(Period Substitutes)의 한 유형입니다. E 장조 부분 16마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독립 작은악절(independent  phrase), 대리큰악절(Period Substitutes) ☞ 「악상 해석」p51 ~ p68>

큰악절(period, sentence)은 대개 앞작은악절(Antecedent Phrase)과 뒤작은악절(Consequent Phrase)이라고 하는 두 개의 작은악절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아래 악보1의 화음 분석을 살펴보면 E 단조E 장조의 두 개의 대리큰악절이 모두 앞작은악절에 해당하는 마침꼴(Cadence)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로지 뒤작은악절에 해당하는 마침꼴만 존재합니다. 따라서 각기 하나의 작은악절에 해당하며, 그 작은악절 하나하나가 마치 큰악절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큰악절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는, 16마디로 된) "독립 작은악절(대리큰악절)" 전체를 끊김이 없이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할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16마디를 단위로 프레이징만으로 연주하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             ☆

                    악보1. 로망스 - 화음 및 형식 분석

 

 

화성학에 대한 지식이 있는 친구들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23마디 제1박은 그 자체로 VI6(C#m / E)에 해당하는 협화음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형태일 경우, 제23마디 전체 구성음의 화음에 해당하는 I(E) 화음에 앞꾸밈음(appoggiatura)으로서 도#(C#)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해당 앞꾸밈음(도#, C#)을 "준비된 앞꾸밈음(prepared appoggiatura)"으로 분석하지 않은 까닭은 제22마디의 화음이 협화음이나 상식적인 불협화음(딸림7화음, 감3화음, 증3화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망스는 위 악보1에서 보듯 첫 4마디가 동기에 해당합니다. 이 동기가 4마디 단위로 반복하여 전개되어 나가며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짜임새에 해당하는 대리큰악절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악기는 (위 악보1에서 보는 바과 같이) 다양한 길이의 슬러 기호가 그려져 있는 악보들을 사용합니다. 특히 초급 과정의 악보에는 반드시 이 같은 슬러 기호들이 표시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로망스(악보1)에서 이들 슬러 기호는 프레이징이나 구문적(構文的) 아티큘레이션을 나타내고 있으며, 슬러 기호에 의해 각기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는 - 그루핑(grouping)된 - 음들을 끊김이 없이 레가토로 연결하여 연주하라는 표시입니다. 이때 슬러 기호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음은 흔히 가볍게 끊습니다. <※ 아티큘레이션에는 구문적 아티큘레이션 이외에도 운율적 아티큘레이션과 표현적 아티큘레이션의 유형이 있습니다. ☞ 「악상 해석」 p102 ~ 199>

프레이징이나 구문적 아티큘레이션이란 비유적으로 말해서 언어에 있어서의 쉼표나 마침표 등의 문장 부호(= 구문적 구분의 부호)나 또는 '끊어 읽기' 등의 표시에 해당합니다. 언어를 구문적 구분이나 '끊어 읽기'를 하지 않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말이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음악을 연주할 때에도 반드시 이 같은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을 바르게 연주해야 합니다. 그리하지 않으면 그것은 음악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기타 악보에는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을 나타내는 슬러 기호가 표시되지 않습니다만, 그렇다 해서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중국어나 일본어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해당 언어로 된 문장을 읽을 때 '끊어 읽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마찬가지 이치인 것입니다. <※ 참고 서적을 통해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면, 현재로서는 (全) 세계를 통털어 필자의 「악상 해석」이외의 대안은 없습니다. 악상 해석 기법을 전체적으로 살피는 참고 서적으로는 서양 음악사 전체를 통털어도 필자의 「악상 해석」에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책은 없습니다. 믿고 안 믿고는 님의 자유입니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로망스의 아티큘레이션은 3 가지 경우가 가능합니다. 그 첫 번째 경우는 악보1의 슬러 기호 중 검은색으로 표시된 P(프레이즈, Phrase)의 슬러 표시와 같은 식의 연주입니다. 즉, 16마디씩으로 된 독립 작은악절(대리큰악절)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여 레가토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이 하나로 일치합니다(동영상1). 

동영상1. 로망스 - 첼리스트 박진아님의 교육용 연주

동영상1에서 이 곡의 a(제1 ~ 16마디) 부분은 전체를 하나로 그루핑하여 연주하고 있습니다만, b(제1 ~ 16마디) 부분에서는 제20마디의 끝 음을 끊어서 아티큘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로망스를 노래로 부르거나 관악기로 연주한다면, 호흡의 한계로 인하여 동영상1과 같이 긴 레가토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보다 짧은 길이로 그루핑하여 아티큘레이션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동영상2).

동영상2. 로망스 - 섹스폰 연주가 송용재님의 교육용 연주

이때 아래 악보1a(악보1의 첫 페이지와 동일함)의 슬러 기호 중 붉은색으로 표시된 S(섹션, Section)의 슬러 표시나 또는 청색으로 표시된 M(동기, Motive)의 슬러 표시와 같은 식의 아티큘레이션이 가능합니다. <※ "섹션(Section)"이란 간단히 말해서 작은악절을 이등분하는 단위를 말합니다. ☞ 「악상 해석」 p125>

                 악보1a. 악보1의 첫 페이지와 동일함

로망스의 아티큘레이션으로서 가능한 3 가지 경우 중, (앞서 이야기했었던 첫 번째 경우에 이어) S의 슬러 표시가 그 두 번째, 그리고 M의 슬러 표시가 그 세 번째에 해당합니다.  동영상2에서 섹스폰 연주가 송용재님은 이 곡의 a(제1 ~ 16마디) 부분에 대한 연주에 있어서 3 번의 아티큘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즉, 첫 8마디는 S의 슬러 표시와 같이, 그리고 나머지 8마디는 M의 슬러 표시와 같이 아티큘레이션을 하고 있지요.

동영상2와 같은 아티큘레이션 방식은 기타나 피아노 등, 호흡의 길이에 제한을 받지 않는 악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곡의 빠르기나 표정, 그리고 표현 방식이나 연주 기법 등에 따라서는 듣는 이들에게도 너무 긴 호흡은 불편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악기에 따라서는 연주 기법상의 문제로 긴 호흡으로의 연주가 불가능해서 그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문적 최소 단위인 - 이를테면 악보1"동기(motive)", "motive의 전개1", "motive의 전개2" 등의 - 동기적 음형 단위(이 곡에서는 M의 슬러 표시로 된 단위)가 (구문적) 아티큘레이션의 최소 단위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청색으로 된 M의 슬러 표시로 그루핑된 음들 내부를 끊어서 연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연주자가 의도적으로 운율적 아티큘레이션이나 표현적 아티큘레이션을 적용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렇습니다. "동기적 음형 단위"는 언어에 있어서의 단어(낱말)와 같은 성격의 것입니다. 단어를 쪼개면 그 의미를 잃게 되어, 의미 없는 음절만 남게 됩니다. <※ '동기적 음형' ☞ 「악상 해석」 p124>

로망스에는 운율적 아티큘레이션을 적용할 곳은 없으며, 개성적인 표현을 원한다면 표현적 아티큘레이션의 적용이 가능한 음이 2개 정도 눈에 띄기는 하지만 이 강의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므로 따로 언급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참고로, 위 첼로 연주(동영상1)에서의 아티큘레이션을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a 부분은 P의 그루핑으로 연주하였으며, b 부분에 있어서는 첫 4마디를 M의 아티큘레이션으로, 그리고 그 나머지는 전부 연결하여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로망스를 연주할 때 가능한 아티큘레이션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로망스에 대한 아티큘레이션은 다음 (a), (b), (c), (d)의 네 가지 경우가 가능합니다. 로망스를 가장 짧은 길이로 나누어 아티큘레이션하는 경우로 (a) 4마디씩 나누어 아티큘레이션 할 수 있습니다. 동기적 음형을 구분 단위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b) 8마디씩 나누어 아티큘레이션하는 것도 가능하며, 그리하면 그것은 "섹션(Section)"을 단위로 한 아티큘레이션이 됩니다. 그리고 (c) 16마디씩 구분하여 아티큘레이션을 해도 무방합니다. 이 경우는 아티큘레이션과 프레이징이 일치하게 되며, 가장 길게 아티큘레이션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d) 호흡이나 운지 여건, 그리고 악기의 발음(發音) 특성 등에 따라서는 (a), (b), (c)를 조합하여 아티큘레이션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참고로 곡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해석은 곡의 시대별, 작곡가별, 미학적 유형별, 장르별, 작곡 기법상 특성별 등등, 많은 인자에 의해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는 성격의 것입니다. 마치 언어에 있어서 언어별, 지역별, 직업별, 사회 계층별, 개개인의 성향별로 끊어 읽기(≒ 구문적 아티큘레이션), 억양(≒ 운율적 아티큘레이션), 어투(≒ 표현적 아티큘레이션) 등이 달라지듯. 그런 까닭으로 오랜 기간에 걸친 레슨을 통해 다양한 곡들을 다루고 배우면서 점진적으로 그 해석 요령을 알아 가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를테면,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여기까지의 강의를 통해 로망스 한 곡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해석 요령을 필자로부터 레슨 받은 셈이 되는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3은 변보경 양의 연주입니다만, 상당히 어린 시절의 연주인 듯하네요. 인터넷에서 로망스 연주 동영상을 검색하니 변보경 양의 것이 가장 많이 검색되더군요. 변보경 양의 연주는 안타깝게도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데, 아티큘레이션이란 어떤 악기를 배우든 초보 때부터 반드시 몸에 배도록 익혀야 하는, 음악에 있어서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에 해당하는 개념임을 부정할 음악가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그르치면 음악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어렵다는 로망스를 그 정도로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동영상3의 변보경 양 정도의 기량이라면 불과 2, 3일 정도의 연습만으로 충분합니다, 로망스의 아티큘레이션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익혀야 할 테크닉을 모두 익히기에.

제자는 스승의 거울이라고들 하니, 당시 변보경 양에게 적용된  교육 시스템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동영상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당시(어릴 적) 변보경 양에게 적용된 교육 시스템"만을 탓할 일은 못됩니다. 우리 기타계에는 과거부터 그러한 "교육 시스템"이 만연해 왔기 때문이며, 현재까지도 그것은 대물림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필자는, 근자에 이르러서야 일부 상위의 레스너들이 그러한 고질적 병폐(病弊)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관찰하였습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누굴 탓하고 말고 할 일은 아닌 것입니다.

동영상3. 로망스 - 변보경 양의 어릴적 연주

변보경 양은 「클래식 주법에 依한 기타敎室(裵永植 著, 1975-06-30, 세광출판사)」의 p72, 73에 게재된 로망스 악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악보2). 아래 악보2에서 노란색 원으로 표시된 마디 번호는 동기적 음형 단위인 4마디씩 구분하여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남색(Cyan) 원으로 표시된 마디 번호는 아래 설명에서 언급하게 되는 마디를 의미합니다. 음표 위에 표시된 느낌표(!)는 흔히들 스타카토로 잘못 연주하고 있는 음들을 나타냅니다. 제19마디의 청색으로 표시된 슬러 기호는 '준비된 앞꾸밈음(prepared appoggiatura)'과 그 해결음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있으며, 슬러 주법에 가까운 레가토가 요구됩니다(※ 아래에서 이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게 됩니다). 이상의 사실에 유념하여 악보2를 참고하면서 위 동영상3의 연주를 다시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악보2. 출처: 「클래식 주법에 依한 기타敎室(裵永植 著, 1975-06-30, 세광출판사)」

 

아티큘레이션과 관련하여, 동영상3에 대하여 얼마간 구체적으로 그 문제점들을 지적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변보경 양은 악보2의 (오렌지색 꺾쇠가 표시된) 제2 ~ 3, 4 ~ 5, 11 ~ 12마디에서 보듯 4번손가락을 길잡이손가락으로 하여 왼손의 포지션이동을 연속적으로 이행하는 운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빈번한 포지션이동은 레가토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운지는, 아래에서 이와 관련하여 다시 이야기하게 되겠습니다만, 19세기식 운지법의 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악보2에서 붉은색 느낌표가 표시된 음들은, 비단 변보경 양뿐만 아니라 국내외 프로 기타리스트들까지도 흔히 스타카토로 연주하는, 그리하여 아티큘레이션의 오류를 범하는 음들입니다. 이 같은 오류(스타카토)는 확장운지(또는 운지확장으)로 인해 빚어지기도 하며, 예비운지 기법을 비롯한 현대적 운지 기법 등을 모르고 있는 탓에 유발되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그 가장 핵심이 되는 원인은 초보 시절부터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익히고 있지 못한 데에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한 사실을 반증할 수 있는 예가 있습니다(동영상4).

동영상4. 로망스 - 기타리스트 고충진님의 로망스 연주

동영상4를 보면, 고충진님은 왼손의 포지션이동 기법을 제외하고는 예비운지 기법이나 그밖의 현대적 운지 기법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 기법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됩니다). 필자는 고충진님과 과거 약간의 안면이 있었던 사이인지라 그가 어느 누구보다도 예비운지법을 포함한 현대적 운지 기법들에 정통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터여서, 그러한 사실이 다소 놀랍게 여겨집니다. 만일 그가 그러한 현대적 기법들을 적용하여 연주했다면 보다 원활하고 자연스런 레가토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레가토에도 그 질에 있어서는 다양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피아노의 레가토는 바이올린이나 플루트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며, 기타의 레가토는 일반적으로 피아노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편입니다). 어쨌거나 그는 로망스의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을 흠잡을 데 없이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을 몸에 배도록 확고히 익힌 연주자라는 사실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는 필자가 열어 본 내국인 프로 기타리스트들의 로망스 연주 동영상이나 음반/CD 중에서 유일하게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이 확고한 경우였습니다.

그가 예비운지 기법을 비롯한 현대적 운지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로망스의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을 흠잡을 데 없이 표현해 내는 데에는 그의 손이 큰 편인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손이 크지 않은 편이라면 (비록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을 몸에 배도록 확고히 익힌 연주자일지라도) 예비운지 기법을 비롯한 현대적 운지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로망스의 아티큘레이션을 제대로 연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필자는 그(고충진님)가 티란도 주법(= 알·아이레 주법)에 있어서의 각 손가락의 독립성에 대한 이해나 훈련이 충분한 연주자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한데, 이상한 것은 로망스 연주(동영상4)에서 그와 같은 능력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섬세하고도 미묘한 표현력을 가진 티란도 주법의 절묘한 터치는 고사하고, 반주와 멜로디 간의 뒤나믹(Dynamik, [독]) 밸런스마저 걱정될 정도입니다.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주회장이 지나치게 소란스럽다든지, 전날의 과음(?) 같은 사정들이 얼마간 연주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테크닉을 위해 테크닉을 연마하는 것이란 의미가 없습니다. 테크닉이란 오로지 음악을 위해 사용될 때에만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동영상4에서 트레몰로 변주 부분이나 서주 부분 등은 본 강의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그의 연주에서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게 건질 수 있습니다 - 연주자가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을 몸에 배게 익히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과 관련한) 테크닉상의 문제란 웬만큼은 극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관한 한 테크닉상의 문제들보다는 그(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확고한 개념이 먼저라는 사실을.

아래에서, 로망스를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기법이나 테크닉들을 설명하면서 하나하나 그 까닭을 밝히게 되겠습니다만, (변보경 양을 비롯하여 프로 기타리스트들까지도 흔히 범하고 있는) 이상과 같은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문제는 기타(guitar)에 있어서의 19세기의 연주 관습이나 교육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단 우리나라의 기타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등의 위세에 밀려 변방에 위치하게 되었던 기타 음악이 20세기에 접어들어 왕성하게 부흥(復興)하여 마침내 서양의 주류(主流) 음악에 합류하게 되면서, 정상급 기타리스트들은 이 문제로 인해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던 것으로 관찰됩니다. 필자 역시 과거 젊은 시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심을 거듭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와 관련하여 독자적으로 광범위한 관찰과 연구를 진행했었으며, 그러한 까닭으로 그와 같은 시류(時流)를 놓치지 않고 읽고 있었던 것입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자, 정상급 기타리스트들은 음악의 아티큘레이션에 대하여 주류(主流) 음악계와 대등한 이해에 도달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티큘레이션의 속성과 체계를 제대로 이해했다 해서 그것만으로 아티큘레이션을 제대로 연주(해석)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티큘레이션을 제대로 연주해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테크닉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기존 19세기의 테크닉으로는 레가토가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아래에서 관련 테크닉들을 거론하게 될 때 좀더 구체적으로 곁들여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필자가 열어 본 프로들의 로망스 동영상 수십여 편은 그 중 단 2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대동소이한 것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우열(優劣)을 가릴 필요가 없는,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한 동영상들이었습니다. 음악의 기초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연주들을 두고 우열을 가려 무엇하겠습니까. 우리 기타계에 대물림되고 만연되어 있는 "19세기식 교육 시스템"으로 인한 폐해(弊害)를 여실히 보여 주는 증거들이라 하겠습니다. 그러한 유(類)의 동영상을 하나 더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동영상5). 본 강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하 예시되는 동영상들을 시청할 때마다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음들을 위 악보2나 아래 악보6에 표시된, 느낌표(!)가 붙여진 음들과 대조해 가며 하나하나 확인해 두실 것을 권합니다.

동영상5의 유투브 화면에는 동영상을 올린 이가 연주자(정천식님)를 "기타평론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아마 '기타 음악 평론가'라는 의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천식님은 과거에 필자와 약간의 친분(親分)이 있었던 분입니다만, '기타 음악 평론가' 이상의, '음악 평론가'로서의 충분한 실력을 갖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실력자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데, 안타깝게도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이 없는 듯한 연주를 하고 계십니다. 예전의 그는 기타 연주에 있어서도 웬만한 국내 프로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량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기타 연주는 하지 않으신 듯합니다.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음악 평론가'로서 알려져 있는 분께서도 이 같은 연주를 하고 있으니, 우리 주변에서 "19세기식 기타(guitar) 교육 시스템"은 그 위세가 좀체 꺾이지 않을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동영상5. 로망스 - 음악 평론가 정천식님의 연주

로망스를 제대로 연주하는 예로서,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톱 클래스 기타리스트인 박규희님의 연주를 인용하고 싶었던 터라,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 보았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끝내 님의 동영상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차선책으로, 필자가 여러 번 그 솜씨에 감탄한 바 있는 천재 기타리스트 제니퍼(Kim, Jennifer) 양의 것을 찾아보았습니다만, 필자의 인터넷 검색 실력이 미치지 못한 탓인지 그 역시 실패했습니다. 흐~. 그래서 대신 양쉐페이(Yang, Xuefei)의 연주를 예시합니다(동영상6, ※ 이 동영상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WMG의 콘텐츠… 어쩌고 저쩌고"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화면의 "YouTube에서 보기"를 클릭하면 문제 없이 보실 수 있습니다). 음악적 내용상 동요 수준의 곡에 지나지 않는 로망스, 하지만 그 로망스 연주 하나만으로도 어째서 그가 현 시대 세계적 톱 클래스에 드는 기타리스트인지를 여실히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볼륨을 크게 하고 느긋한 기분으로 절대 고수의 절초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의 연주는 필자가 열어 본 프로들의 로망스 동영상 수십여 편 중에서 단 하나의 인정해 줄 만한 해석(연주)이었습니다.

동영상6. 로망스 - 기타리스트 양쉐페이(Yang, Xuefei)님의 연주

 

이제 말머리를 돌려, 로망스를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필요한 연주 기법과 표현상 유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현 세대의 기타 음악이 존재하기까지의 기타 음악의 발전 과정에 대해 약간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해야 테크닉과 관련한 난맥(亂脈)을, 여러 가지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데, 현 세대에서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필자 외에 달리 없을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그 내용을 가슴에 새기며 읽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기타 음악은 지난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아노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등의 주류(主流) 음악계와 대등한 위치에 자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세 사람의 기억해 두어야 할 거장들이, 그들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레가(Francisco Tarrega, 1854 ~ 1909), 세고비아(Andres Segovia, 1893 ~ 1987), 깔레바로(Abel Carlevaro, 1916 ~ 2001)가 바로 그들입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바이올린 피아노의 등장과 함께 그 위세에 밀려 기타 음악은 쇠퇴(衰退)를 거듭하게 되었음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19세기 말에 등장한 타레가에 의해 근대적 기타 연주법이 확립됨으로써 기타 음악은 부흥의 기미를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타 동아리나 동호회 모임 같은 성격의 소규모 살롱 연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는 세고비아에 의하여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 기타 연주를 본격적인 콘서트 홀로 옮겨 놓은 것이 바로 이 거장인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해진 요인의 핵심에는 (오른손  손가락의) 손톱을 사용하는 기법에 있어서의 혁신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즉, 탄현할 때에 손톱의 왼쪽 면과 지두(指頭: 손가락 끝의 살 부분)가 동시에 기타선에 닿도록 하는 탄현 기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혁신적인 손톱 사용 기법)에 의해 기타의 음질에는 무게가 실려 원달성(遠達性: 소리가 멀리까지 도달하는 성질)을 갖게 되었고, 음색은 둥글고 윤기가 흘렀으며, 음량은 드디어 콘서트 홀을 채우기에 부족하지 않게 되었으며, 테크닉은 더없이 빠르고 화려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손톱 사용의 마법(魔法)에는 음악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비로소 레가토 연주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19세기 주류(主流) 음악계의 음악 이론서들을 살펴보면, "기타(guitar)는 레가토가 되지 않는 악기"라는 언급들이 간간이 눈에 띕니다. 세고비아 이전의 기타리스트들은 대개 지두(指頭) 탄현을 위주로 하거나, 손톱을 사용하더라도 손톱 면이 기타선과 평행한 상태로 기타선에 닿게 되는 손톱 탄현법을 - 손톱의 좌우 2 지점이 동시에 기타선에 닿게 되는 탄현법을 - 사용했습니다(※ ☞ 「바우기타교본1」 p43의 그림35, 그림36a,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후자의 경우, (지두가 기타선에 닿는 일이 없이) 손톱만으로 기타선을 퉁기게 되면 (지두로 느끼는 선에 대한 감각이 배제되므로 콘트롤에 문제가 생기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이미 퉁겨져 진동 중인 기타선을 다시 퉁길 경우) 손톱이 진동하고 있는 기타선에 부딪히며 나는 잡음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지두가 먼저 기타선에 닿게 하고 이어서 손톱을 기타선에 닿게 하는 식으로 퉁기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히 손톱보다 먼저 기타선에 닿게 되는 지두로 인해 음이 끊어지는 성향을 갖게 됩니다. 지두 탄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손톱 탄현을 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까닭으로 레가토 탄현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세고비아식의 손톱 탄현법을 사용하면 음의 끊김이 없는 레가토가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른손 탄현법이라는 측면에서만 그럴 뿐입니다. 레가토 연주를 위해서는 왼손 운지에도 해결해야 할 여러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요소들은 비단 기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바이올린 첼로 등 지판을 사용하는 모든 현악기에 공통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해결책 역시 지판을 사용하는 모든 현악기들에 공통된 기법들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왼손의 포지션이동 기법, 예비운지법 등이 바로 그것이며, 이들은 현악기의 왼손 운지상에 있어서 대표적인 연주 비법이기도 합니다.

세고비아 이후, 서양의 주류 음악계에서는 (콘서트 홀로 진출한) 기타 연주가들의 연주에 대하여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지적하곤 했습니다. 곡의 해석이나 또는 아티큘레이션 등과 관련한, 주로 음악적 문제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폴리포니(polyphony, 多聲) 음악인 바흐의 곡을 제 흥에 겨워, 마치 쇼팽의 곡을 연주하듯, 템포 루바토나 아고긱을 남발하며 연주한다든지, 당연히 레가토로 이어야 할 음들을 제멋대로 스타카토를 뒤섞어서 연주하는 등의 결함들을 탐탁치 않게 여겼으며, 그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콘서트 홀로의 진출과 동시에 이젠 더 이상 재빠른 손가락 놀림만으로는 행세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입니다. 바로크, 고전파, 낭만파로 이어지며 더없이 세련되고 정교해진 주류 음악계의 음악 어법에 대해서 둔감한 편이던 (동아리/동호회 모임과 같은 성격의) 우물 안 살롱 연주가 아니라, 콘서트 홀에서 날카로운 음악적 비평이 가능한 주류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연주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주가로 행세하기 위해서는 잔재주가 아니라 진정한 면모의 음악을 들려 주어야 하게끔 된 것입니다. 기타리스트이기 이전에 음악가이기를 요구 받게 된 것입니다.

오랜 세월을 주류 음악계와 거의 교류가 없다시피 하며 지내 온 탓에 당시 기타리스트들은 바흐 음악 등의 해석에 서툴렀으며, 레가토가 되지 않는 탄현법을 사용하던, 그래서 레가토 연주에 무신경했던 19세기식의 왼손 운지법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던 터라 악보마다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을 도외시한, 편의 위주의 운지 기호들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비단 기존의 곡들뿐만 아니라 새로이 작곡된 곡들에도 그런 식의 왼손 운지 기호를 붙이기 일쑤였습니다. 그것이 관습이었으니까요. 사정이 그러하니 아티큘레이션이 제대로일 리가 없었습니다.

곡의 해석에 대한 문제는 주류 음악계와의 잦은 교류와 공부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니 그렇다 치고, 연주 기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음악에 부합하는 아티큘레이션을 위해서는 (세고비아식의 손톱 탄현 기법에 이어) 왼손 운지법에 대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거론했었던 거장 중 나머지 한 명인 깔레바로가 바로 그 점에, 레가토가 가능하도록 "왼손 운지법의 개선"에 크게 기여한 학구파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기타 연주 기법들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평생을 통해 깔레바로의 모든 관심은 한 곳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으로 관찰됩니다. 즉, 서양의 주류 음악계가 연주해 내는 음악에 손색이 없는 음악을 기타로 연주해 내는 것이 가능하도록, 기타의 연주 기법들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의 저서들에 소개되어 있는 티란도 주법(= 알·아이레 주법)의 다양한 탄현 기법이나, 포지션이동 기법을 포함한 각종 왼손 운지법 등이 바로 이 거장의 그러한 목적을 대변해 주는 산물(outcomes)이라 하겠습니다. 그것은 또한 현 세대 톱 클래스 기타리스트들의 공통된 관심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의 연구와 노력이 집중되어 이제는 음악적 해석이나 아티큘레이션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주류 음악계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타 음악이 된 것이지요.

필자 역시 외람되게도 신분에 걸맞지 않게 그러한 연구에 노력을 집중해 온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필자의 저서 「알함브라」, 「악상 해석」, 「기본기」,「바우기타교본」, 그리고 필자가 여기저기에 기고해 온 글들을 읽어 온 분들이라면 필자가 저술/기고한 내용 중 독창적인, 이 세상의 그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내용만 간추려도 그 양과 질이나 깊이에 있어서 깔레바로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세고비아 이후 오늘날의 기타 음악이 있기까지에는 깔레바로 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그 배경이 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깔레바로는 자신이 연구해 낸 그러한 노하우들을 저술을 통해 전 세계에 널리 알렸으며, 직접 그 교육에도 뛰어들어 많은 이들에게 그것을 전수(傳授)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다른 비루투오소들과는 구별이 됩니다. 현 세대의 다른 비루투오소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폐쇄적인 도제(徒弟) 교육 방식에 의해 자신이 축적해 온 비밀스런 노하우들을 내(內)제자들에게만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정이 그러한데, 애석한 것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주류 음악계의 연주가들에 뒤질 것이 없는 음악을 연주해 내는 기타리스트는 그 수가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상위 계층의 기타리스트들만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며, 그 밖의 많은 프로 기타리스트들을 포함하여 대다수 매니아층은 아직도 많은 점에 있어서 19세기식의 기타 연주 기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한 상태로는 잔재주꾼일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진정한 연주가일 수는 없습니다. 모든 악기 연주자는 연주가이기 이전에 음악가이어야 합니다. 연주가란 음악을 재현해 내는 직업인이니까요.

깔레바로의 새로운 기타 연주 기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형태로 깔레바로의 기법들을 강의하고 있는 여러 교수들 중에서 진정 깔레바로의 기법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를 아직까지 필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평소 필자가 웹서핑에 소모하는 시간 자체가 얼마 되지 않는 데다가 그 범위 또한 지나치게 좁은 탓도 있겠습니다만. 생각이 경박(輕薄)한 이들은 거장의 깊은 사고(思考)를 읽어 내기 어렵습니다. 겸허한 태도만 갖추었어도 상황은 훨씬 나았을 텐데 말입니다. 겸허한 태도는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며, 또한 그 사고(思考)에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하니까요. 깔레바로를 강의한다는 분들께서 포지션이동 시마다 스타카토로 연주하기 일쑤이고, (티란도 주법으로 퉁기는) 로망스의 a 손가락에 의한 멜로디조차도 차라리 아포얀도로 퉁기는 것이 더 나을 듯 싶은 등, 그래서야 깔레바로에 대하여 수박 겉껍질의 무늬만 핥아 본 수준이라고 할밖에.

악기의 교육 시스템에 있어서 기타는 다른 악기들과 확연히 다른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대부분의 악기들은 언제나 일대일의 레슨 방식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기타는 특이하게도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에 의해 사실상의 악기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예가 흔합니다. 19세기 시절에도 그러했던 것으로 보이는 증거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독학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세고비아 역시 그러한 분위기에서 기타를 익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그는 타레가의 문하생들과 어울리며 기타 연습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게 사실상 특정(特定)할 만한 스승이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독학"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이 딱히 "독학"이라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얼마간 의문이 남는 까닭입니다. 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흔히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을 통해 악기 교육이 성행해 온 그러한 사실은 기타의 서민적인 악기적 특성과 무관해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한편, 앞서 언급했었던 (음악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통해, 그리고 20세기 이후의 눈부신 과학적 발전에 힘입어, 기타 연주 기법은 괄목할 만한 개선과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그 결과 축적되어진 새로운 메커니즘과 노하우들의 양과 질은 만만치 않습니다. 주류 음악계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해 주는 새로운 연주 기법과 그 노하우들인 것입니다.

한데,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이 활발한 기타의 악기적 특성은 기타 음악의 대중화에 있어서 큰 이점(利點)이기도 하지만, 반면, 그러한 점은 (지난 20세기 이후 축적되어 진) 새로운 기타 연주 기법들이 전체 기타인들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는 장애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손목을 심하게 꺾는 척측외전의 오른손 연주자세가 과학적이고 해부학적인 평면경사 자세나 회내수직 자세로 개선되는 데에도 "기타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들은 다분히 그 저지 세력으로 작용해 온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세고비아식의 손톱 탄현 기법은 이미 100년 가까이 그 효과와 위력이 검증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타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들은 다분히 그 전파를 저지하는 세력으로 작용해 온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인터넷의 기타 관련 게시판들에서 그러한 성격의 글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세계적 유명 콩쿠르의 참가자들 중에는 척측외전의 자세(척외수직 자세)를 취하는 이를 단 한 사람도 볼 수 없는 현재까지도 "직각 탄현의 장점이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자신의 백해무익한 척외수직 자세를 고치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정당화하려 하는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공생들에게 있어서는 "심고퉁기기에 의한 아르페지오 연주법"이 상식화(常識化)된 지도 이미 오래된 터이지만, 인터넷에 올려지는 "기타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의 연주 동영상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방법으로 아르페지오를 연주하는 예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점에 대하여 거의 눈을 감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입니다. 인터넷의 유투브(Youtube)에서 아르페지오 교육용 동영상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만, "심고퉁기기에 의한 아르페지오 연주법"의 예는 예상대로 희귀했습니다(동영상7, 동영상8).

(※ 세고비아식의 손톱 탄현 기법 ☞ 「바우기타교본1」 p36 ~ 44, 척측외전, 평면경사 자세, 회내수직 자세, 척외수직 자세 ☞ 「기본기」 p72 ~ 82, ), 「바우기타교본1」 p45 ~ 49, 심고퉁기기에 의한 아르페지오 연주법 ☞ 「바우기타교본1」 p85 ~ 95,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동영상7. 심고퉁기기에 의한 줄리아니의 120 아르페지오 연습: No. 1 ~ 10

동영상8. 심고퉁기기에 의한 줄리아니의 120 아르페지오 연습: No. 11 ~ 20

대신, 기타선을 퉁길 때마다 오른손이 흔들리는 등, 언뜻 보기에도 터치가 불안정해 보이는 19세기식 아르페지오 연주 기법에 의한 교육용 동영상들이 넘쳐 나고 있었습니다(동영상9).

동영상9. 19세기식 연주법에 의한 줄리아니의 120 아르페지오 연습: No. 1 ~ 10

이상과 같은 현상은 "일대일의 레슨 방식을 고수"하는 다른 악기들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리한(?) 사람들의 눈에는 인터넷에 공짜 자료들이 온통 늘려 있는 터에 쓸데없이 레슨비를 들여 가며 레슨을 받는 것이 언뜻 바보 짓으로 생각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실, 실력을 제대로 갖춘 레스너를 사사하는 것은 경비와 노력과 시간을, 인생을, 허비하지 않는 최선의 경제적 방법임을 살펴야 합니다. 공짜에는, 나중에 그 수십 수백 갑절의 대가를 치르게 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아예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 버릴 수도 있는 위험이 은폐되어 있을 수도 있음을, 공짜란 일종의 덫에 올려진 미끼일 수도 있음을 지혜의 눈으로 꿰뚫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필자는 줄잡아 지난 25년 이상을 개인 레슨을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레슨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레슨 받기를 권하는 필자의 말이 필자 개인의 이해 관계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납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모임("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을 주도하는 일부 세력들이 (과학적이고도 해부학적으로) 개선된 연주 기법이나 노하우들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해 온 것들을 마냥 그대로 지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하는 현상에 있습니다. '커밍아웃 (comingout)'에 버금갈 실토(實吐)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며, 수십 년 몸에 밴 습관(테크닉)들을 고쳐 나가기 위해 겪어야 하는 어려움 역시 이해 못할 바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오류를 주변 사람들이나 문하생들에게까지 그대로 답습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인생을 망쳐 놓는 짓을 서슴없이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자기 합리화와 정당화를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억지 주장과 고집을 좀체 중단하지 않습니다. 그 악업(惡業)을 나중에 어찌 다 되갚으려 그러고들 계시는 것인지… 

인터넷 역시 그와 대동소이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기타 음악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작 새로운 연주 기법이 대중화되는 것을 막는 장애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인터넷에는 엉터리 기타 연주나 교육용 동영상들이 넘쳐나고 있는 반면, 가치 있는 동영상들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져 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인 경제적 이해 관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 지명도(知名度)가 높을 대로 높은 비르투오소들이나 레스너들은 더 이상 광고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오는 손님 받기에도 벅찬 상태이니까요. 오히려 찾지 말아 달라는 광고를 해야 할 판이지요. 대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수입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수입과 연결되지 않는 대외적 행위에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 것입니다. 성공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치른 경비와 노력, 그리고 인내와 고통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였으니, 이제는 그 대가를 돌려받아야 할 입장인 것입니다. 공짜란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톱 클래스 기타리스트들의 연주 동영상은 찾아보기 어렵거나, 또는 찾아 낸다 하더라도 이미 해묵어 오래된 몇 편에 불과한 것이 보통입니다. 박규희, 양쉐페이와 같이 젊은 신예(新銳)들의 동영상은 더러 눈에 띄지만, 대중들은 그들이 세계적 톱 클래스의 연주가라는 사실을 아직은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앞으로 지명도(知名度)가 높을 대로 높아지고 나면, 그 이후에는 그들의 동영상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반면, (실력을 갖춘 레스너를 사사한 적이 없이, "동아리/동호회 성격의 모임"을 통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주워 익힌, 그래서) 알아 주는 이가 별로 없는 허접한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인터넷이라는, 아무런 검증도 요구하지 않는 공간을 자신의 광고에 활용하여 생존의 지푸라기로 삼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러니 광고 효과가 있을 법한 동영상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서 뿌려 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게다가 전공생이나 실력을 갖춘 레스너들에 비해, 불행하게도 그들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저 순진무구한 레밍(lemming, 나그네쥐)들이 그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뒤따르는 형국입니다. 초(超)고도 근시인 탓에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해 아무 생각 없이, 선도(先導)하는 레밍을 뒤따라 일렬로 죽음의 벼랑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지요.

♧ ♣ ♧ ♣ ♧ ♣ ♧ ♣ ♧ ♣

아시다시피 로망스는 그 원전과 작곡자가 전해지지 않고 있는 곡으로서, 그 악보는 여러 판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로망스의 악보들을 살펴보니 고메스(Vicente Gomez, 1911 ~ 2001)가 추가한 것으로 생각되는 서주와 간주를 제외한다면 악보의 내용은 모두 동일했습니다, 한 가지만 제외하고는. 그 한 가지는 제29마디가 아래 악보3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로망스" 하면 그 이름부터 떠올리게 되는 거장 예페스 역시 악보3과 같이 연주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그 동영상을 예시하게 될 타베이 타츠오(Tabei,Tatsuo)라는 기타리스트도 그렇게 연주하더군요. 로망스가 19세기의 악보로부터 전해진 것임을 감안하면, 그리고 전곡(全曲)의 화음 서법(書法)을 감안하면 악보3의 경우가 원전과 일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게다가 세하주법의 부담도 덜 수 있어서 왼손 운지 또한 한결 쉽습니다. 하지만 마침꼴(Cadence) 화음 진행으로의 접근 화음으로서 사용된 으뜸화음의 셋째음(제3음, 솔#)이 (밑음이나 다섯째음의 중복이 없는 상태에서) 중복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류 음악가들의 귀에는 이상하게 들릴 소지가 다분합니다. 그래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경우, 화성학적으로 (밑음이나 다섯째음의 중복이 없는) 셋째음만의 중복은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악보3. 로망스의 제27 ~ 32마디: 이색적인 악보, 출처 노근영기타앨범·1(노근영저, 1994-11-17, 아람책방)

 

여기서 로망스를 연주할 때의 a손가락의 연주 기법에 대하여 잠깐 짚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아시다시피 로망스에서 a는 멜로디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직도 "a는 반드시 아포얀도로 퉁겨야 한다"고 가르치는 레스너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찰됩니다. 물론 a를 아포얀도로 그리고 나머지 m, i는 티란도로 하여 연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긴 합니다. 그리고 학습자들이 그러한 탄현 기법을 익히는 것 역시 필요한 과정의 하나로 생각되긴 합니다. 그러나 a를 티란도로 퉁기면서도 해당 음을 멜로디답게 드러내어 연주하는 기법 또한 학습자들이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필수 테크닉입니다. 장래에 대접 받는 연주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렇습니다. 티란도 주법의 섬세하고도 다양한 그리고 절묘한 터치를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흔히 '월광'이라는 표제를 붙여 부르는 소르의 연습곡(Op. 35, No. 22)이나 로망스처럼 분산화음의 구조로 되어 있는 데다, 특정 손가락을 아포얀도로 퉁겨 주선율로 드러내는 것이 가능한 곡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신, (분산화음이 아닌, 동시에 퉁겨야 하는) 겹음 중에 a나 또는 다른 특정 손가락으로 퉁기는 음을 주선율로 부각(浮刻)해야 하는 곡이나 패시지들이 더 일반적입니다. 그러한 경우, 아포얀도 주법이 아예 가능하지 않으므로 주선율로 부각해야 하는 음도 티란도 주법으로 연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로망스처럼 학습자들이 상당한 기간 동안 자주 연주하게 되는 곡을 티란도 주법의 그러한 터치 연습에 활용하는 것은 효과적이며 유익한 방법이 되어 줍니다. 따라서 로망스를 연주할 때 "a는 반드시 아포얀도로 퉁겨야 한다"는 식으로 학습자들에게 족쇄(足鎖)를 채우는 것은 찬성할 수 없는 교수법이라 하겠습니다.

로망스의 경우에도 연주자가 "티란도 주법의 섬세하고도 다양한 그리고 절묘한 터치"를 구사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경우에는 a를 티란도로 하여 연주하는 쪽이 훨씬 뛰어난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10은 박규희님의 로망스 동영상을 찾다가 보게 된 것입니다만, 명문 정파 절대 고수의 섬세하면서도 심오한 초식(招式)을 통해 티란도 주법의 진면목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보여 드리는 악보4는 박규희님이 연주하는 동영상10(미겔 요벹의 '소르 주제에 의한 주제와 변주곡')의 주제이며 악보5는 변주2(Var. 2)입니다. 동영상과 악보를 함께 볼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제와 변주2 사이에 위치하는 변주1의 악보는 제외했습니다.

이 한 곡의 연주만 들어 보아도 왜 박규희님이 현 세대의 세계적 톱 클래스에 드는 연주가이자 음악가인지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비르투오소(名人, 巨匠)가 연주하는 변주2(Var. 2) 부분은 소름이 끼칠 정도의, 심후(深厚)한 내공(內功)이 느껴지는, 티란도 터치의 정수(精髓)를 보여 줍니다. 동시에 퉁기는 겹음들을 연주하면서도 폴리포니(polyphony, 多聲)의 흐름을 티끌만 한 손색(遜色)도 없이 들려 주고 있습니다. 유명 현악4중주단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 해석(연주)인 것입니다. 티란도 주법에 있어서의 '탄현 동작의 독립성(☞ 「기본기」p.320 ~ 325)', 탄현 동작의 독립성 및 '티란도 주법의 탄현 메커니즘'을 익히기 위한 연습(☞ 「기본기」p.326 ~ 340), 티란도 주법의 기교적 탄현법(☞ 「기본기」p.341 ~ 353), 화음의 동시탄현과 성부의 분리(「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03 ~ 108) 등에 대한 공부가 왜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예라 하겠습니다. 필자는 이 같은 이유로 로망스 연주에서 "a는 반드시 아포얀도로 퉁겨야 한다"고 학습자들에게 족쇄(足鎖)를 채우는 식의 교수법에 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악보4. M. Llobet: Variations on a theme of Sor: Tema

            

             동영상10. 박규희님이 연주하는 M. Llobet의 Variations on a theme of Sor

                 악보5. M. Llobet: Variations on a theme of Sor: Var. 2

 

앞서 변보경 양의 동영상에 곁들여 악보2예시했었던, 「클래식 주법에 依한 기타敎室(裵永植 著, 1975-06-30, 세광출판사)」의 로망스 악보는 전형적인 19세기식 왼손 운지법을 보여 주고 있는 예에 해당합니다(아래 악보2a). 그야말로 아티큘레이션이나 레가토 연주에는 아예 관심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운지법이라 하겠습니다.

     악보2a. 출처: 「클래식 주법에 依한 기타敎室(裵永植 著, 1975-06-30, 세광출판사)」

 

20세기 후반에 접어 들어 출판사의 (기타 악보) 편집자들까지도 아티큘레이션 및 레가토 연주에 점차 눈을 뜨게 되면서, 1980년대 이후 출간된 악보들은 악보2와는 얼마간 달라진 왼손 운지법을 보여 줍니다(아래 악보6). 악보6은 대다수 로망스 악보에 붙여져 있는 왼손 운지 중, 가장 많은 악보에 범(汎)공통적으로 붙여져 있는 운지들을 골라 붙여 본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19세기식 운지법의 관습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악보2의 (오렌지색 꺾쇠가 표시된) 제2 ~ 3, 4 ~ 5, 11 ~ 12마디에서 보았던 (4번손가락을 길잡이손가락으로 한) 왼손의 연속적인 포지션이동에 대해서는, 그것을 지양(止揚)하여 (레가토를 의식한) 개선된 운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넷Q/A: 4-4-4 운지 및 표현의 다양성 문제와 관련한 네티즌의 이견(異見)과 그에 대한 필자의 답글

악보6에서 느낌표(!) 표시가 되어 있는 음들은 (위 악보2에서 이미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만) 현재 프로들까지도 흔히 스타카토로 연주하고 있는 음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확장운지에 대한 부주의를 제외한 그 나머지는, 세계적 톱 클래스의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하고들 있는 비기(秘技)인 현대적 운지 기법을 모르는 탓에 빚어지는 오류들입니다.


 

           악보6. 현재 출판 통용되고 있는 로망스 악보들의 범(汎)공통적인 운지

비록 악보6같이 하여 (왼손) 포지션이동의 횟수를 줄임으로써 그에 대한 부담을 얼마간 줄였다고 해도, 여전히 포지션이동은 줄여진 횟수만큼의 (피할 수 없는) 장애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포지션이동 전과 후의 음들 사이를 레가토로 연결해 나갈 수 있는 정교한 기법(테크닉)에 대한 필요성은 남아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7은 카르카시 기타 교본 제4부 25Etudes 중, No.1 Allegro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운지는 거장 미겔 요베트(Miguel Llobet, 1878 ~ 1938)에 의한 것입니다. 포지션이동 시에 개방현을 이용하는 일 없이 악보7과 같은 운지로 연주를 한다면,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에 대한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연주자는 틀림없이 제1포지션 → 제5포지션으로의 이동 시 솔(G음)을 스타카토하게 되며,  제5포지션 → 제1포지션으로의 이동 시에는 라(A)를 스타카토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이하 그냥 '포지션이동 기법'으로 부르기로 합니다)을 익혀서 숙달이 되어 있다면 문제 없이 레가토로 이어서 연주할 수 있습니다.

        악보7. 카르카시 기타 교본 제4부 25 Etudes 중, No.1 Allegro (운지: 요베트)에서 인용

기타리스트 이판식 선생님께서 과거 부산대학에 재학하던 시절에 필자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가 직접 악보7을 레가토로 연주하는 시연을 해 보인 적이 있습니다. 이판식 학생의 해당 곡 연주에 대하여 도움말을 건네는 과정에서였습니다. 당시는 필자가 깔레바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기법을 젊은 시절 독자적으로 연구하여 익혔었던 것입니다. 스승을 통해 또는 필자처럼 독자적인 연구에 의해 익힌 경우가 아니라면, 깔레바로의 저서나 깔레바로 학파에 의한 강의를 통해 이러한 기법을 익힌 이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적 운지 기법에 해당하는 이 같은 왼손의 포지션이동 기법에 능숙해지면 악보7과 같은 패시지를 레가토로 연주하는 것은 손쉬운 일일 뿐입니다. 그것으로 로망스에서 (왼손의) 포지션이동과 관련하여 유발되는 스타카토는 대부분 수월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왼손의) 포지션이동 기법은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23 ~ 133, p.154 ~159, 「깔레바로의 기타교범」제3권, 「기본기」p.265 ~ 289 등을 통하여 공부할 수 있으며, 악보7과 같은 패시지에서 포지션이동 전과 후의 음 사이를 레가토로 연주하는 기법과 가장 밀접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내용은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32 ~ 133, 「기본기」p.271 ~ 275, 280 ~ 285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을 읽는 님께서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32 ~ 133 또는 「기본기」p.271 ~ 275, 280 ~ 285의 내용에 대한 효용성에 대하여 일말의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다음 일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999년 7월 hitel guitar 동호회 모꼬지의 뒷풀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hitel guitar 동호회를 지도하고 계시던 장용환 선생님과 아람기타의 이은호님 등이 함께 자리를 한 가운데, 필자가 위 악보7과 같은 패시지를 유연하게 레가토로 연주하는 시연을 해 보였었지요. 장용환 선생님께서 "눈 뜨고 보면서도 마술 같아서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필자는 선생님께서 충분히 관찰하시고 만족하실 때까지 계속 반복하여 시연을 해 드렸었습니다.

사실, (왼손의) 포지션이동 기법은 지난 20세기에 접어들어서야 그처럼 극명하게 진화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서 이야기했었던 바 그대로, "서양의 주류 음악계가 연주해 내는 음악에 손색이 없는 음악을 기타로 연주해 내는 것이 가능하도록, 기타의 연주 기법들을 개선"한 핵심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포지션이동 기법이며, 깔레바로를 비롯한 "현 세대 톱 클래스 기타리스트들의 공통된 관심사이기도 했었던"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진화한 이 같은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을 배제하고는 "음악적 해석이나 아티큘레이션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주류 음악계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타 음악"이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포지션이동을 해야 할 때마다 개방현을 이용하여 레가토를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의 존재 이유를 반증합니다.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이란 기타리스트이기 이전에 음악가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익혀야 하는 필수 기법(테크닉)인 것입니다. 특히,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32 ~ 133 또는 「기본기」p.271 ~ 275, 280 ~ 285"에 설명되어 있는 노하우를 능수능란하게 익히지 않고서는 단 한 곡의 연주회용 곡도 음악이 되도록 해석(연주)해 낼 수 없습니다. 레가토와 아티큘레이션을 배제하고서는 더 이상 음악일 수가 없음입니다. '끊어 읽기(말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다시 말해 제멋대로 끊어 대는 음악 언어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친 말일 수 없는 현대적 포지션이동 기법의 노하우는 매우 다양해서 그것만으로도 한 권의 책을 저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p.132 ~ 133 또는 「기본기」p.271 ~ 275, 280 ~ 285"에 설명되어 있는 노하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2차, 3차 테크닉들이 그만큼 많이 부수(附隨)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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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악보6(현재 출판 통용되고 있는 로망스 악보들의 범(汎)공통적인 운지)의 왼손 운지법에 대한 분석적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그리고 문제가 되는 음들에 대한 현대적 운지법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악보6에 느낌표(!) 표시가 되어 있는 음들 중 일부를 스타카토로 연주하고 있는 실례(實例)를 한두 편 더 살펴보기로 합니다. 현대의 프로들이긴 하지만, 여전히 19세기식 왼손 운지법의 관습이 얼마간 남아 있는 프로들의 연주입니다.

아래 동영상11은 로망스를 영화 '금지된 장난'의 주제 음악으로 연주함으로써, 이 곡을 급기야 세계적 팝 뮤직(pop music)으로 둔갑시키고야 말았었던 거장 예페스(Narciso Yepes, 1927 ~ 1997)의 연주입니다. 아쉽게도 그는 아티큘레이션과 관련한 명백한 오류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 노(老)거장의 연주를 듣고 해당 음들을 가려 보시기 바랍니다.

동영상11. 로망스 - 거장 예페스(Narciso Yepes)의 라이브 연주

거듭되는 앙코르(encore)로 인해 지쳐 보이는 노대가의 연주이므로 당연히 사소한 문제들은 관대하게 넘겨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18마디 제1박 및) 제23마디 제2박의 스타카토, 그리고 제24마디 제2박의 스타카토는 명백한 오류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제18마디 제1박의 스타카토는 메조·스타카토성(性)의 경미한 것이며, 도돌이 연주에서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24마디 제3박은 (동기적 음형을 그룹으로 하는) 아티큘레이션이 가능한 음이므로 스타카토를 오류로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 그의 연주가 실려 있는 LP판(태광음반, NARCISO YEPES, 8109 - L4319 ~ L4328 (81-563) ⓟFEB, 20. 1982, GXC-9143/HSL-2112, Narciso Yepes guitar)의 연주는 이와 사뭇 다릅니다.  제24마디 제2박의 스타카토는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교한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을 들려 주고 있습니다. 한데 그의 라이브 연주를 보고 나니, 그것은 아마도 당시 녹음을 담당했던 레코딩 명장(名匠)의 조언과 조정 그리고 기술적 보완 등이 더해진 결과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레코딩 명장들은 음악에 대하여 음악가 이상의 식견을 가진 분들이니까요.

아래의 동영상12는 유투브에서 찾아 낸, 타베이 타츠오(Tabei,Tatsuo)라는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는 로망스입니다. 한데, "타베이 타츠오(Tabei,Tatsuo)"는 필자가 처음 접해 보는 낯선 이름입니다. 그러나 그의 연주가 수준급이어서 그 동안 그 이름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음이 의아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기지 않는, 내성적 성향이 강한 탓에 아는 이의 수가 헤아릴 정도로 적은 편인, 필자이고 보니 그리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긴 합니다. 그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다 해서 그것이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자신이 보석 감정사라면 보석에 첨부되어 있는 감정서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는 법입니다. 흐~.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필자 역시 연주자의 스펙이나 수상 경력 따위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 필자가 직접 보고 듣는 것이 가장 확실하니까요.

어쨌거나 그는, 톱 클래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견의 프로 기타리스트로 생각됩니다. 대중성 있는 음악에 최적화된 듯한 터치이긴하지만, 그의 연주는 그가 만만치 않은 연주가로서 화려한 이력을 가졌을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왼손 포지션이동 시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레가토를 구사하고 있으며, 간주 후반 부분의 폴리포니(polyphony)적 패시지에 대한 처리 또한 수준급입니다.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대한 개념이 확고히 몸에 밴 연주가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예비운지를 하지 않으면 대개 스타카토로 연주하게 되는 제18마디 제1박의 음도 다소 불안하기는 하지만 스타카토라고까지 할 수는 없는 음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한데 불가사의 한 것은 그러한 그가 제22마디 제2박의 음과 제24마디 제2박의 음을 스타카토로 연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이야기했듯이 제24마디 제3박의 음은 아티큘레이션을 위해 스타카토가 가능한 음임).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격이라 할까요. 마치 램브란트(H. van Rijn Rembrandt 1606-1669)의 초상화 한 부분에 누군가가 강아지 그림으로 낙서를 해 놓은 듯한 느낌이랄까요?

       동영상12. 로망스 - 기타리스트 타베이 타츠오(Tabei,Tatsuo)의 연주

 

예페스(동영상11의 경우)와 타베이 타츠오(동영상12의 경우)는 해당 부분에서 현대적 운지법을 도외시하고 여전히 19세기식의 왼손 운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그와 같은 스타카토 오류를 범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래 악보8은 타베이 타츠오의 운지를 그대로 표기해 놓은 악보입니다. 제22마디의 운지를 보면 멜로디 파트를 4번손가락 하나로만 운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22마디 제2박의 음(레#, D#)은 확장운지로 짚어야 하는 것이기도 해서, 해당 음은 스타카토될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악보8. 타베이 타츠오의  19세기식 왼손 운지

 

            악보9.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 중, 제17 ~ 24마디의 현대적 왼손 운지

위 악보9는 이 강의 시작 부분에서 님들이 내려받은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제17 ~ 18마디는 악보9에서 보듯 선율 파트를 '하행형 예비운지'로 짚어야, 제18마디 제1박의 음(솔#, G#)이 스타카토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악보에 표시된 '하행형 예비운지a' 또는 '하행형 예비운지b'가 모두 가능합니다. 손이 비교적 큰 사람일 경우, 예비운지를 하지 않더라도 정신 집중을 잘 유지하면 레가토가 가능하긴 하지만, 예비운지를 하는 경우만큼 원활한 레가토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손이 큰 편이 아닌 경우에는 (예비운지를 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스타카토로 연주하기 십상입니다. 손이 크든 작든 무대 위의 긴장된 상황을 고려한다면 해당 부분에서 무조건 예비운지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삼 년 전 일본 NHK 방송의 신년 음악회 성격의 프로그램에서 여류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가 로망스를 연주하면서 이 제18마디 제1박의 음(G#)을 선명한 스타카토 음으로 연주하는 통에 필자가 아연실색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가 해당 부분에서 예비운지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마찬가지로 제21 ~ 22마디 역시 (악보9에서 보듯) '상하행형 예비운지' 기법을 써서 짚어야 제22마디 제2박의 음(레#, D#)에 대한 스타카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제18마디 제1박의 음(솔#, G#)을 짚는 4번손가락은 이론상 정상적인 손가락벌림에 해당하지만, 지판의 칸이 폭넓은 제1포지션에서 1번손가락으로 ③번선 제1프렛의 음(G#)을 짚은 상태에서 해당음을 짚어야 하기 때문에 해부학적으로는 사실상 확장운지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제22마디 제2박의 음(D#)을 짚는 4번손가락은 명실상부한 확장운지(또는 운지확장)에 해당합니다. 레가토를 위해서는 예비운지 기법이 긴히 요구되는 이유라 하겠습니다.

(※ 큰 세하 기호 ☞ 「바우기타교본3」p.36 ~ 54, 예비운지 ☞ 「바우기타교본1」p.112 ~ 116, 「바우기타교본2」p.116 ~ 127,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기본기」p.168 ~ 170; ※「기본기」 출간 당시 기타매니아 게시판 등에 게재하여 밝힌 바 있습니다만, 개방현 비경유형 예비운지 기법, 예비운지 기법의 실제 적용 사례 등 예비운지 기법과 관련한 상당한 내용을 「기본기」에 포함시키지 못했었습니다. 정상적인 출간이 어려울 정도로 「기본기」 원고의 분량이 과도해서 부득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원고를 편집·제거하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그리하여 「기본기」에 싣지 못했었던 예비운지 기법에 대한 나머지 내용 중 "개방현 비경유형 예비운지 기법" 등등의 골격이 되는 기본 이론과 기법들을 「바우기타교본2」p.116 ~ 127에 실어 출간했습니다. 그러므로 예비운지 기법에 대한 공부는 「바우기타교본1, 2」를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기타(guitar) 분야에 있어서, 예비운지 기법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 참고 서적은 필자의 저서들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과거 젊은 시절 오랜 기간 동안 기타의 레가토 연주와 관련하여 첼로의 왼손 운지법을 관찰하고 연구하였으며, 그것을 기타에 맞도록 체계화하여 정리했었던 것입니다.

예페스와 타베이 타츠오, 이들 두 명인(名人)이 모두 오류를 범했었던 로망스 제24마디의 스타카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래 악보9(※ 아래의 악보9는 앞서 제시했었던 위 악보9와 동일함)의 제23마디 제2박에 표시된 유사 세하(유사 바레) 기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때 왼손은 수직자세를 취해야 하고요!! 1번손가락을 유사 세하로 - 1번손가락을 큰 세하 짚듯 편 상태로 하고 손가락 뿌리 부근에 약간의 힘을 가해 - 짚으면 해부학적으로 나머지 손가락들의 손가락 사이벌림(확장운지, 운지확장)이 한결 쉬워집니다. 그러므로 운지확장으로 빚어지는 (손 작은 사람에게는 거의 불가항력적인) 스타카토를 간단히 피할 수 있게 됩니다. (※ 유사 세하 ☞ 「바우기타교본3」 p.36 ~ 54, 수직자세 ☞ 「바우기타교본3」 p.46 그림11,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악보9.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 중, 제17 ~ 24마디의 현대적 왼손 운지

아래 악보10 역시 이 강의 시작 부분에서 님들이 내려받은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로망스의 제27 ~ 28마디는 학습자들이 특히 왼손 운지에 과도하게 어려움을 겪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이 부분의 운지 요령에 대한 노하우를 모르기 때문에 괜스레 겪게 되는 어려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의 운지 요령에 대해서는 「기본기」p.257 ~ 264에 그 노하우가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해당 노하우를 적용하면, 손이 작은 사람도 어려움 없이 운지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그리하면 하행형 예비운지까지 가능해져서 제28마디 제1박의 멜로디 음(도#, C#)에 대한 스타카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때, 손이 작은 편인 사람은 악보10에 표시된 "짧은 하행형 예비운지" 쪽을 적용하면 힘의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왼손의 내공(內功)이 부족하여 부득이 하행형 예비운지 초식(招式)을 시전(示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해당 부분의 레가토에 유의해야 합니다. 

            악보10. 로망스 제27 ~ 28마디에 대한 현대적 왼손 운지 기법

로망스의 제19마디에는 준비된 앞꾸밈음(prepared appoggiatura)이 사용되고 있습니다(악보11). 준비된 앞꾸밈음이란 준비음(예비음, preparing tone)과 붙임줄로 연결되기 마련인 걸림음(掛留音, suspension)에서 붙임줄을 없앤 것으로서 센박에 사용되는 비화성음(화음밖의 음)의 한 가지입니다. 준비된 앞꾸밈음앞꾸밈음(轉過音, appoggiatura)의 전통적인 유형(orthodox type)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앞꾸밈음, 걸림음, 준비음, 비화성음 ☞ 「악상 해석」p.46 ~ 50)

넷Q/A: "준비된 앞꾸밈음(prepared appoggiatura)" 및 동음 반복 관련 뒤나믹(Dynamik) 해석에 대한 네티즌의 이견(異見)과 그에 대한 필자의 답글

               악보11. 로망스 제19마디의 준비된 앞꾸밈음

한데, 현재 거의 모든 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 부분에 대한 아래 악보12와 같은 운지는 준비음(예비음,  preparing tone)과 준비된 앞꾸밈음(轉過音, appoggiatura)이 각기 다른 선에서 소리 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즉, ①번선을 퉁겨서 내는 미(E, 준비음)와 ②번선을 퉁겨서 내는 미(E, 준비된 앞꾸밈음)의 음색이 사뭇 다른 것입니다. 준비음과 준비된 앞꾸밈음이 당연히 동음(同音)으로, 같은 음질의 음으로 들려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에 이는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이 두 음 사이에는 음색의 차이에 의한 명백한 아티큘레이션(단절)이 이루어져 레가토 연결로 들리지 않습니다. 마치, 동음(同音)이 다른 악기로 교체되어 연주되는 듯한.

 악보12. 악보6(현재 통용되고 있는 로망스 악보들의 범공통적인 운지)에서 인용한 제18 ~ 19마디 준비된 앞꾸밈음의 운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서 인용한) 아래 악보13과 같은 운지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악보13. 악보8(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서 인용한 제18 ~ 19마디 준비된 앞꾸밈음의 운지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서 인용한) 악보13의 제19마디는 아래 악보14와 같은 요령으로 운지합니다. 제19마디 제1박의 왼손 운지를 짚을 때, 제2박의 멜로디 음인 레#(D#)까지 한꺼번에 다 짚도록 합니다. 그리고 제2박에서 멜로디 음(레#, D#)을 퉁길 때, ①번선 개방현의 여운을 지워야 하므로, 놀고 있는 2번손가락으로 ①번선을 살짝 짚었다가 뗍니다. 마치 ①번선 제3프렛의 솔(G) 음을 짚는 듯한 기분으로, 그러나 선을 누르지는 말고 살짝 건드리는 정도로 짚었다가 곧바로 떼는 것입니다.

이때, 멜로디 파트의 제1박의 음(미, E)에 이은 제2박의 음(레#, D#)을 데크레센도하면서 레가티시모로 연결하여 연주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놀고 있는 2번손가락으로 ①번선 개방현의 여운을 지우는 타이밍이 정교해야 합니다. ①번선 개방현의 여운이 ②번선의 레#(D#) 음에 중첩되어 울려서도 안되며, (①번선 개방현의 여운을) 너무 빨리 지워 두 음 사이가 끊어져서도 안됩니다. 미(①번선) - 레#(②번선)의 연결이, 마치 이 두 음을 슬러 주법으로 연주했을 때처럼 들린다면 적절하게 연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히 느리게, 또는 연주 속도와 무관한 구분 동작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어려운 테크닉을 익혀야 할 때마다 항상 최상의 비결이 되어 주는 요령인 것입니다.

악보14에서 제19마디 제2박의 음 위에 표시된 "dv" 기호는 "가상 운지에 의한 소음(damping by virtual stopping ☞ 「바우기타교본3」 p.150 ~ 158)"을 뜻합니다.

넷Q/A: 제19마디의 베이스 음이 ⑥번선 파#으로 되어 있는 예페스(N. Yepes) 판의 악보와 관련한 네티즌의 질문과 그에 대한 필자의 답글

              악보14. 위 악보13 제19마디의 운지 요령

       동영상12. 로망스 - 기타리스트 타베이 타츠오(Tabei,Tatsuo)의 연주

위 타베이 타츠오(동영상12)의 연주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운지 예가 하나 있습니다. 로망스 제10마디에 이은 제11마디의 운지가  바로 그것입니다(악보15b). 아래 악보15b의 운지를 살펴보면, 제11마디 제1박의 멜로디 음 시(B)를 3번손가락으로 짚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10마디 제3박의 음(시)의 스타카토를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재 출판되어 있는 10여 종의 로망스 악보들을 검토해 보았습니다만, 모두 제11마디 제1박의 멜로디 음 시(B)를 4번손가락으로 짚도록 되어 있습니다(악보15a). "신현수 편곡/운지의 로망스 악보"에는 물론 3번손가락으로 짚도록 되어 있습니다(악보15c).

         악보15. 로망스 악보에 기보되어 있는, 제9 ~ 12마디의 왼손 운지 3가지에 대한 비교

제10마디 멜로디 파트의 마지막 음 시(B)를 흔히 스타카토로 연주하게 되는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0마디 제3박의 시(B)는 1번손가락 큰세하로 짚고 있습니다만, 동음(同音)인 다음 음 시(B)는 다른 손가락으로 짚어야 하므로 (왼손의) 포지션이동이 뒤따르게 됩니다. 한데, 다음 음 시(B)를 악보15a처럼 4번손가락으로 짚는다면 왼손은 제7포지션에서 제4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왼손의 포지션은 1번손가락의 위치로 결정됩니다. ☞ 「바우기타교본1」p.99,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그러나, 악보15b나 악보15c와 같이 3번손가락으로 짚는다면 제7포지션에서 제5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이동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제10마디 멜로디 파트의 마지막 음 시(B)를 짚고 있는 1번손가락은 지속되는 큰세하에 기인하는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다음 짚을 음이 포지션이동까지 요구하는 경우에는 현재 짚고 있는 음의 음가(音價: 음의 길이)를 충분히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음이 끊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이 경우, 포지션이동의 폭을 줄이는 것은 레가토 연주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됩니다. 구체적인 운지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0마디 제2박은 결합자세로 짚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제3박은 수평자세에 해당하는 운지 구성입니다. 그러나, 왼손 운지자세를 바꾸지 말고 제2박의 결합자세를 제3박까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합니다. 그리하면 3번손가락이 직전에 짚었었던 도(C)의 위치인 제8프렛의 공간에 그대로 자리하게 되므로, 이 손가락으로 한 프렛 아래인 다음 음(제11마디 제1박의 시)을 신속하게 짚어 나갈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레가토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11마디 제1박의 시(B)를 짚은 다음 왼손을 수평자세로 전환합니다. 제12마디 제1박의 솔(G)을 짚을 때는 앞서 동음(同音)을 짚었던 1번손가락을 2번손가락으로 치환(置換)하여 짚습니다. 그리하면 왼손은 자연히 제3포지션으로부터 제2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와 같은 포지션이동의 수법을 치환이동(translations by substitution ☞ 「기본기」p.278)이라고 합니다. (※ 결합자세 ☞ 「바우기타교본3」 p.46 그림11, 「알함브라」p.107 ~ 137), 수평자세  ☞ 「바우기타교본1」 p.102 ~ 105, 바우기타교본에서 해당 내용 보러 가기)

로망스의 동기(motive)는 시(B) 음이 동음(同音)으로 4번 반복되며 시작됩니다(아래 악보16). 그리고 이 동기가 되풀이하여 전개되어 전곡(全曲)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로망스 전곡은 이처럼 동음이 4번씩 반복되는 곳이 일곱 군데나 됩니다. 이와 같은 동음 반복은 뒤나믹(Dynamik, 강약법) 표현상 점증적(漸增的) 강조 또는 긴장의 고조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크레센도(crescendo)하는 것이 거의 공식(公式)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보편화된 음악 어법입니다(☞ 「악상 해석」p.222 ~ 225). 그런 까닭으로 악절 a에서는 제6마디 제1박의 음(미, E)이, 악절 b에서는 제26마디 제1박의 음(미, E)이 클라이맥스에 해당합니다.

        악보16. 로망스의 동기(motive)를 통해 살펴본 동음 반복에 대한 뒤나믹(Dynamik) 표현

 

이 강의가 게재되면, 현재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많은 로망스 동영상들이 삭제되거나 변경될 것으로 생각됩니다(하지만, 네티즌들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파일, 그리고 시중에 배포되어 있는 음반이나 CD까지 모두 수거하여 없앨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강의에 인용된 동영상들을 유투브에 올려 주신 분들께 당부 드립니다. 해당 동영상들은 본 강의에 인용되기 이전에 이미 인기리(人氣裡)에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로망스 연주에 있어서의 각종 오류들은 세계적 톱 클래스에 드는 연주가들을 제외하고는 (그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겠으나)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들이므로, 해당 동영상들이 이 강의에 인용된 것으로 연주자들의 명예가 특별히 실추되거나 손해가 된 점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강의를 비롯하여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이나 자료들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 강의가 계속적으로 많은 기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디 해당 동영상들을 삭제하거나 변경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귀중한 해당 동영상들을 본 강의에 인용할 수 있어서 더없이 감사합니다. 늘 다복(多福)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프로 기타리스트님들께 당부 드립니다. 물론, 프로 기타리스트님들 중에는 훌륭한 음악가이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그 수가 그렇지 못한 분들에 비해 너무 적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자신의 해석(연주)을 신중하게 검토들 하셔서 제발 로망스 정도는 제대로 연주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프로 기타리스트에게 있어서, 아시다시피, 로망스란 곡은 때를 가리지 않고 연주 요청을 받게 되는 단골 메뉴에 속하므로. 현대인들은 다들 매너가 바닷가 몽돌처럼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주류 음악가들이 겉으로 대놓고 빈정거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티큘레이션의 오류가 적지 않은 연주에 대하여) 단지 속으로 "역시 기타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에 견줄만 한 독주용 악기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은 못되는군!! 프로라고 하는 양반들의 연주가 저 모양이니!!" 할 뿐이겠지요. 그리고 뭔가 깨달았다는 듯 너그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박수를 보낼 테죠, 그런 악기로 그나마 음악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는 대견스러움에 대하여. 실로폰으로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터어키 행진곡을 들었을 때처럼. 늘 잘 차려진 정찬(正餐)을 먹던 분께서 어쩌다 먹어 보는 도토리묵에 잠깐 감탄하듯. 하지만 도토리묵은 도토리묵일 뿐입니다. 주류 음악가들은 (정작 말하고 싶은 속내는 괄호 속에 감추어 두고) 으레 이렇게 칭송할 것입니다. "와! (그런 악기로 그 정도로 흉내라도 내시니) 대단하군요!!,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들 하더니 (그 정도로 흉내와 잔재주가 가능한 것을 보니) 결코 빈말이 아니네요!!".

프로 기타리스트님들께서 달라짐으로써, 비로소 수많은 학습자, 동호인, 매니아 층의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유독 기타인들만이, 마치 별종이라도 되듯, 연주하는 곡마다 악상과는 관계없이 아티큘레이션을 제멋대로 표현해 대는 관행은 지양(止揚)되어야만 합니다. 레가토/스타카토가 악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운지의 편의성에 의해 정해지는 괴상망측한 연주 행태(行態)는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기타(guitar)'라는 악기를 한낱 장난감으로 전락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21세기인 현재까지도 하나같이 19세기식 운지를 붙여서 몰지각하게 출판되고 있는 기타 교본이나 기타용 악보들 또한 뜻있는 후진들의 헌신적이고도 열정적인 연구와 노력에 의해 반드시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에 지금도 수없이 올려지고 있는 기타인들의 연주 동영상들을 볼라치면 참으로 '기타(guitar)'라는 악기의 앞날이 암울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필자는 그것이 싫어서 웹서핑 시 기타 동영상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곤 합니다. (한 물 간 과거의 세대가 아닌) 현 세대의 세계적 톱 클래스에 드는 기타리스트 중에는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에 오류를 범하는 연주를 하는 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점은 일류 기타리스트와 이삼류의 기타리스트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잣대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그와 같은 세계적 톱 클래스의 기타리스트를 사사하지 않는 한, 이삼류의 기타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한 동아리/동호회의 기타인, 그리고 그 밖의 기타 매니아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악기란 결코 독학이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하늘이 낸 천재가 아닌 이상, 분명 그렇습니다. 고려청자, 일본도, 유리공예 등, 옛장인들의 기술 중에는 평생을 연구해도 알아 내기 어려운 노하우들이 있습니다. 악기의 연주 기법에는 그에 못지않게 알아 내기 어려운 노하우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천재들이 축적해 놓은 노하우들인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독학으로 다 알아 내고 익히겠습니까. 님께서 하늘이 낸 천재가 아닌 이상, 독학으로 평생 동안 기를 쓰고 노력한다 해도 연주(해석) 가능한 곡은 단 한 곡도 없을 것임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잘 해야 허접한 솜씨로 잔재주 정도를 떠벌릴 수 있을 뿐. 싸구려 사기그릇에다 고려청자의 비색을 칠해 놓았다 해서 그것이 고려청자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실력을 제대로 갖춘 레스너(사부)를 찾아 사사하실 것을 권합니다. 레슨비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그 효과에 비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레슨이란 악기를 배우는 데 있어서 진실로 가장 경제적인 방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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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의는 필자가 무리해서 수삼 일 시간을 짜내어 긴급하게 작성하여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래도 허술한 곳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앞으로 틈틈이 얼마간 수정/보완이나 교정이 가해질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또는…, 필자의 건망증과 게으름으로 인해 며칠 지나 이 글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게 되면 까마득히 잊고 더 이상 손대는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하루들 되세요.

2016년 6월 22일, 잔메에서 기타리스트 신현수(synn)였습니다.

 ※ 이 페이지(로망스 긴급 강의)의 urL(주소)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이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여기저기에 링크 부탁 드려요.

    http://www.musicnlife.com/lecture/romance_urgent/romance_urgen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