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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케일이라면 자신 있다고요? 그렇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 
    = 모차르트의 터어키 행진곡 =
    ! Speedy Scaler를 위한 벤치마크(benchmark)... 
 

알림!!

아래에 첨부한 '모짜르트의 터어키 행진곡(신현수 편곡)' 악보를 수정하여 2013년 10월 14일 update했습니다.

1994년에 작성했던 기존의 악보는 제가 소장하고 있던 피아노 악보 중 하나를 보고 편곡했었던 것입니다. 기존의 악보(1994년의 것)에 표시되어 있던 뒤나믹 기호나 아티큘레이션 등과 관련한 악상 기호들도 물론 편곡에 사용했었던 피아노 악보의 것들을 그대로 옮겨 두었던 것입니다. 한데, 해당 피아노 악보가 해석판 악보인 탓에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는 기호들이 더러 눈에 띄곤 해서 언젠가는 수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 곡의 원전판 악보를 구하지 못해 그동안 차일피일하며 미루다가... 그러다가 언제인가부터는 이 문제를 완전히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문득 이 악보에 대한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악보를 수정해 놓으려 했으나, 원전판 악보는 여전히 좀체 눈에 띄지 않네요. 해서, 우선 아쉬운 대로.... 제가 가진 피아노 악보 중에서 3 가지 다른 판들을 비교하여 편집자들에 의해 추가된 것으로 생각되는 기호들을 제외하고 원전판의 것으로 생각되는 기호들만 선별하여 표시하는 방법으로 악상 기호들을 수정하기로 작정하고 다시 작업했습니다.

나중에 원전판 악보를 구하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한 번 더 수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2013년 10월 14일, 신현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아마추어 악기 동아리 중에서 기타(guitar) 동아리만큼이나 그 수가 많고 활동이 왕성한 동아리의 예는 달리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바이얼린/현악 동아리'라는 말을 들어 보기는 쉽지 않으며, '피아노 동아리'나 '트럼펫 동아리' 등등도 역시 찾아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유독 기타(guitar)만은 방방곡곡에 아마추어 동아리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 동호인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또한 이들 동아리의 대부분이 (부모들이 시켜서 악기를 배운 이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기타를 배운 이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라는 점 역시 특기할만한 사실입니다. 이는 기타(guitar)의 악기적 특성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만일 어떤 대학에 클래식기타 동아리가 아직 없다면 틀림없이 그 대학은 아직 설립인가가 나지 않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대학인 것으로 생각하게 될 만큼이나 클래식기타 동아리는 해당 대학의 문화적 수준을 재는 바로미터(barometer)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___^

오늘은 생각난 김에 기타동아리의 풍속도 중에 하나를 그려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주변에 신입회원들이 많이 배석해 있을 때, 솜씨 좋은 선배들이 자주 연주하는 것 중의 하나로 '스케일(음계) 연습'이란 것이 있습니다. 소위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이 바로 그것입니다. 신입회원들은 전설적인 '세고비아'라는 이름에 우선 기가 질리게 마련이며 다음으로 선배가 연주하는 그 엄청난(?) 속도에 그만 할 말을 잊게 됩니다. 폭넓은 지판 위를 현란하게 휘저으며 오르내리는 왼손. 그리고 오른손가락으로는 기관총 쏘듯 빠른 교호를 흩뿌려댑니다. 마치 알레그로 4/4박에서의 16분음표 패시지를 연주하기라도 하듯 말입니다.

이는, 노련한 선배들이 동아리의 신입 회원들을 길들이는 방법으로써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수법 중의 하나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__^) 그 경이로운 시범을 보게 된 신입 회원들은 절로 선배를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필자가 굳이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로 인한 폐해가 너무도 크고 고질적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시범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된 후배들 역시 이후로 소위 그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을 맹목적으로 연습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마치 기타 테크닉의 모든 비밀이 그 속에 담겨 있기라도 하듯. 또는 그것만 열심히 연습하면 기타 테크닉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끝내는 명인의 경지에 보란 듯이 오를 수 있기라도 하듯. 하지만, 그러한 연습은 결과적으로 학습자의 테크닉을 그 근본에서부터 망쳐 놓게 되고,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하고,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게 되는 악습 중의 악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무지무지(無知無知)하게 연습하는 무지(無智)로 인해, 그리하지 않으면 대성하게 될지도 모를 학습자를 그 싹수부터 완전히 뭉개어 버리는 고약한 폐습인 것입니다.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에는 리듬이 없습니다. 음악의 3 요소 중에서 멜러디가 없고 화성이 없는, 오로지 리듬만으로 된 음악은 보았지만, 리듬이 없는 음악이란 유사 이래 그 예를 달리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리듬이 없는 음악이라니... 이 글을 읽는 님들께서는 이 웃지 못할 비상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말하자면,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은 음계 연습곡으로서는 그 유래를 알 수 없는 돌연변이인 것입니다.

24장단조의 음계를 모두 순환하게 하는 본격적인 음계 연습곡으로서, 기타(guitar)를 제외한 다른 모든 악기의 음계 연습곡에는 당연히 리듬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타(guitar)의 경우 한결같이 그 어떤 교본이나 연습곡집에도 리듬이 없는 괴상망측한 음계 연습곡이 실려 있습니다. 이는 참으로 우스꽝스럽고도 희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시, 다른 악기들의 (24장단조의) 음계 연습곡들은 전부 잘못되었거나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며 기타의 음계 연습곡들만이 제대로 된 것? 아니면 역시 그 반대가 옳은 것일까요? 이도저도 아니라면 둘 다 괜찮은 것일까요? 그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만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리듬이 없는 '세고비아 음계 연습곡' 유(類)의 음계 연습곡을 열심히 연습한 사람들로부터는 공통적으로 테크닉 상의 나쁜 습관과 오류가 고질화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그냥 넘겨버릴 수 없는 문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연습(이하 <세고비아 스케일>이라 부르겠습니다)'은 백해무익한 연습곡의 전형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불행한 것은 '세고비아'라는 명성이 발하는 위세에 압도되어 중견 기타리스트들이나 이름난 프로 기타리스트들 중에서조차 이와 같은 명백한 오류를 맹목적으로 그대로 추종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세고비아 스케일이 왜 백해무익한지 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본 강의실의 제4항 <24 장·단조의 음계 연습>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이제 그러한 연습에 의해 야기되는 병폐 중 몇 가지를 실제 곡을 이용하여 시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님께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 만일 세고비아 스케일을 비르투오소적으로 연주해 대는 선배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선배의 솜씨를 칭송하여 충분히 사기를 북돋워 주고 긴장을 풀게 한 다음, 기타 연주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소르(F.Sor), Op. 9'의 제1변주를 연주해 보도록 부추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악보1, 2 중에서 원으로 표시한 부분의 패시지가 어떻게 연주되는지 귀기울여 들어 보도록 합니다. (참고로, 아래 악보1, 2는 원전 악보를 옮긴 것입니다. 운지 선택과 기술적인 문제, 그리고 해석상의 견해 차이 등으로 인해 연주자에 따라 아티큘레이션은 이와 달리 연주될 수도 있습니다.)



      악보1.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소르(F.Sor), Op. 9'의 제1변주 시작부분



      악보2.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소르(F.Sor), Op. 9'의 제1변주 제11,12마디


세고비아 스케일을 비르투오소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의 패시지는 정교한 컨트롤로 쉽게 연주해 낼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 명확하지 못한, 얼버무리고 지나가는 듯한 소리가 아닌지 유심히 들어 보도록 합니다. 미심쩍은 느낌이 든다면 수고해 주시는 선배께 막걸리 한 잔 대접한다든지 하여 어떻게 해서든 제1변주 전체를 10여 회 반복하여 연주해 주실 것을 간청하도록 합니다. 그리하면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컨트롤에 문제가 없다면 몇 십 번을 반복해도 한결같이 모든 음이 고르고 또렷한, 정교한 패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이고도 뚜렷하게 스케일 연주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필자가 편곡한 '모짜르트의 터어키 행진곡'이 바로 그것입니다(아래에서 300dpi로 프린트하여 사용할 수 있는 악보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른바 세고비아 스케일을 마구잡이로 연습한 학습자들의 문제점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곡을 특별히 선곡하여 그러한 목적에 부합되도록 편곡하고 운지를 붙인 곡인 것입니다. 웬만한 연주자라면 초견으로도 바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편곡했습니다. 이 곡은 스케일 연주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스스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재료로도 유용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컨트롤 능력에 알게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문제점들을 발견해 내고 그러한 결함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에 더욱 더 그 가치효용을 두고 싶은 곡이자 편곡이라 하겠습니다. 속도뿐만 아니라 음을 고르고도 선명하게,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케일에 웬만큼 자신이 있는 님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아서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이 곡(모짜르트의 터어키 행진곡)은 '세고비아 스케일'에 비해 왼손의 운지 이동이 번잡하지 않으며 쉽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2/4박의 리듬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6분음 음계형 패시지는 거의가 m, i 교호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베이스가 부가되어 있으므로 일관되게 티란도(= 알 아이레) 주법으로 연주해야 합니다(악보3). 연주자가 세고비아 스케일에서 연주 가능한 빠르기로 별 어려움 없이 이 곡을 연주해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인 것입니다. 만일 그리되지 않는다면 논리적으로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연주자의 음계 연주에 대한 컨트롤 능력에 문제가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곡에서의 음계형 패시지는 오른손 테크닉에 관한 한 그 어떤 면에서도 세고비아 스케일보다는 쉽다고 해야 할 성격의 것입니다. 혹자는 베이스가 덧붙여져 있으므로 세고비아 스케일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불만스러워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연주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속도를 내기가 곤란하다고요? 하지만 그렇다면, "이 곡에서와 같이 스케일(또는 음계형 패시지)에 단순한 성격의 베이스만 덧붙여져도 컨트롤을 잃거나 속도를 낼 수 없게 되고 마는 그러한 능력, 그것을 위한 스케일 연습이라면 그것이 진정 스케일 연습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스케일 연주 능력도 진정 연주 능력인 것일까요? 실제 곡에서는 세고비아 스케일과 같은 유형의 패시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개는 앞서 예든 '모짜르트의 마술 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나 또는 필자 편곡의 '터어키 행진곡'에서의 패시지와 같이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하고 있기 마련인 것입니다. 실제 곡을 연주할 때 별무소용인 연주 능력이라면 테크닉으로서의 그 가치를 논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겠지요.

 

                                                          악보3.

 

 음계 연주에 있어서 컨트롤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한 가지 예 들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곡(터어키  행진곡)의 패시지 중, 유독 아래 악보4에서 원으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들의 연주가 뜻대로 되지 않는 학습자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기초적인 것에 해당하는 오른손 테크닉의 요소들 중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엇이냐고요?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본 강의실, 제4항 <24 장·단조의 음계 연습>의 강의 내용을 참조하시고 사색과 실험을 통해 스스로 그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악보4.

 

 트릴 부분(악보5)을 제외하고 이 곡의 16분음표 음계형 패시지는 대부분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m, i 교호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말을 바꾸면 이는 슬러주법을 사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단, 코다(Coda) 부분에는 약간의 슬러 주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6분음 음계형 패시지에 슬러주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보다 레가토적인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이점(利點)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곡의 편곡 의도가 바로 교호주법으로 연주하는 스케일 연주 능력을 검증하고 컨트롤상의 결함을 찾아내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피아노(piano)의 경우에는 '슬러'는 있으되 슬러주법은 없습니다. 슬러로 연주해야 할 곳은 단지 슬러로 연주할 뿐입니다. 기타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리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악보5. i, a 교호의 트릴 부분


 한데,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모차르트다운 모차르트 연주에는 이후의 피아노 음악에서 흔히 보게 되는 (마디를 넘어서는) 긴 슬러 기호로 연결된 레가토가 적절하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모짜르트가 주로 사용한 터치는 레가토가 아니라 논·레가토나 또는 부분적으로는 스타카토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베토벤이나 체르니의 증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모짜르트의 연주에 대하여 「섬세하지만, 잘게 끊어지는 연주를 했다. 레가토가 없다」고 했습니다. 체르니는 그가 저술한 「피아노 교본(Op. 500)」의 제3권에서 「모짜르트파는 명확하며 매우 화려한 연주로서, 레가토보다는 스타카토가 돋보인다. 재기가 넘치며 생생한 연주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 음악사상 최고의 음악 이론가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리만(Hugo Riemann, 1849 ~ 1919)의 영향을 받은 악보 편집자들이 리만식의 긴 슬러 기호들을 붙여 놓은 모차르트의 해석판 악보들을 마구잡이로 출판해 놓은 탓에, 이후의 피아노 연주가들은 리만의 이론과 아울러 해석판 악보들의 영향으로 인해 리만식의 해석에 의한 레가토를 적용하여 모차르트를 연주하는 경향이 보편화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모차르트다운 모차르트를 고집하는 모차르트 전문의 피아니스트가 아니라면 흔히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서도 긴 슬러 기호를 붙인 레가토를 적용하여 연주하기도 합니다.



 아래에 첨부해 둔 이 곡(모차르트의 터어키  행진곡)의 악보에 표시된 기호 중에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악보6.

 

 악보6에서 원으로 표시된 기호들은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서, 보다 정교한 세하 관련 주법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그림1).



                   

                                            그림1.

 

 아래 악보7을 보면 웬만한 수준의 세하 능력이 요구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이 세고비아 스케일에 비해 연주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세하주법'이 그 유일한 요소일 것입니다. 차제에 다시 한 번 강조하여 말하지만, 세하주법을 제외한다면 그 어떤 내용도 세고비아 스케일보다는 연주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곡에서 요구되는 세하주법 역시 그리 고난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므로 세고비아 스케일을 비르투오소적으로 연주하는 실력자에게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는 운지법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로 잠시 되돌아 가서...) 세고비아 스케일을  비르투오소적으로 연주하면서도 이 곡(터어키 행진곡)의 16분음표 패시지들을 그와 같은 빠르기로 제대로 연주해 내지 못하는 선배라면 학습자 여러분은 당연히 그 이유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야 하며, 나아가서는 선배의 연습 방법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져야 합니다. 필자는 여기서, 절대로 그러한 선배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어리석음 범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당부해 두고 싶습니다.



                                                          악보7.

 

 사려깊은 학습자 중에는 이 곡을 연주해 보고 나서 자신의 스케일 연주 능력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의기소침해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테크닉에 해당하는 아르페지오 연주와 스케일(음계) 연주, 이 두 가지가 모두 잘못되어 있는 학습자들이 예상외로 너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 안타깝게도 대다수가 그렇습니다. 특히, 올바른 가르침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드문 기타(guitar) 동아리의 형편은 그러한 사정을 더욱 악화시켜 온 원인 중의 하나라 할 것입니다. 많은 기타 애호가들이 어떤 한계에 부딪혀서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음을 호소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만, 대개는 이와 같이 가장 기본적이고도 기초적인 기본기가 잘못되어 있음이 그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케일의 경우 그러한 잘못이 빚어지는 근본 이유는, '세고비아'란 명성에 압도되어 기타 학습자라면 그 누구든 불문곡직 상당한 기간을 두고 연습하게 되는 세고비아 스케일 그 자체가 가진 문제와 더불어 학습자의 잘못된 연습 방법, 즉 맹목적인 연습 태도에 있다 하겠습니다. 세고비아 스케일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본 강의실의 제4항 <24 장·단조의 음계 연습>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맹목적인 연습 태도 중, 가장 대표적인 악습은 p, i, m, a 각 손가락의 독립성에 대한 감각적 배려가 없이 속도만을 고집하며 마구잡이로 내닫듯이 연습하는 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소리가 고르지 못한 것은 차치하고 스케일에 2분음표 정도의 베이스음만 추가되어도 속도를 낼 수 없게 되어 버리는 무력함으로, 그리고 앞서 예를 든 바 있는 '모짜르트의 마술 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소르(F.Sor)' 중 제1변주의 패시지에서 보듯 패시지 주변의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컨트롤에 문제가 생기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해결책은 그동안 필자가 저술하거나 발표해 온 여러 글들에 여기저기 나뉘어 실려 있습니다만, 필자가 편역한 아벨 깔레바로의 기타 교범(삼호출판사 간) 제18~32쪽과 56~60쪽의 내용이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 교범의 내용중 이 부분들은 원서에는 없는 것입니다. 필자가 추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세고비아 스케일을 오랜 세월동안 그만큼이나 열심히 연습해 온 학습자라면 그러한 문제점들을 알게 된 이상,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 방법만 안다면 말입니다. 용기와 인내력과 열성이 남다른 학습자들임이 틀림없을 터이므로. 필자는 어쨌거나 그러한 분들이 당장에 받을 충격과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 그리고 그 아픔과 허탈함을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기간에 걸친 부단한 노력이 공수표가 되고 말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부디 힘을 내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습하여 잘못된 결함들을 바로잡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그러한 노력을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그 누구보다도 빼어난 연주 능력으로 그 보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하면, 여태껏 그 이유도 모르는 채 아무리 연습해도 잘 되지 않던 많은 패시지들을 자유롭게 그리고 쉽게 연주할 수 있게 되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되겠지요. 행운을 빕니다.

이 곡(터어키 행진곡)을 별 어려움 없이 자연스레 연주해 낼 수 있는 님들에게는 아낌없는 축하와 찬사를 보냅니다. 님들은 스케일에 관한 한 훌륭한 컨트롤 능력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이상, 전술한 두 가지 경우 중에서 님이 그 어느 쪽에 속하든 이 곡을 스케일 연주 능력 테스트의 벤치마크(benchmark: 평가 기준)로, 또는 시금석(試金石)으로 삼아 님의 연주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  이젠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고 기억에서 지워 버리십시오.

한데, 참으로 개탄스러운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오류 투성이의 갖가지 기본기들을 만연시켜 온 범인이 다름 아닌 (초·중급자들이 아니라) 대다수의 상급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실로 그렇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진정한 의미에서 그들을 상급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기타를 공부한 지 오래되었고, 그래서 오른손 왼손의 운지를 현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 스스로가 자신이 상급자인 것으로 믿고 있을 뿐인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되겠습니다. 반풍수 상급자들. 대개 스스로 상급자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엉터리들인 것입니다. 유감스러게도 우리 기타계의 대다수 상급자들이 바로 그들에 해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 기타인 중에서 아직은 소수에 해당하는 학구적 상급자 일부와 대학 전공자/유학파 중 상당수를 제외한.

그들 반풍수 상급자들이, 자신이 갖추고 있는 기본기란 것이 대부분 생각 없이 남을 흉내 내고 있을 뿐인 엉터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후배/후진들로 하여금 (어떤 합리적인 연구나 노하우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줄리아니(Mauro Giuliani)의 아르페지오 연습곡 등을 연습하게 한다든지, 음악적 몰상식의 대표적 사례라 할 '세고비아의 24장단조 음계 연습곡'을 마치 우상숭배라도 하듯 찬양 칭송하며 연습하게 하고, 또한 그러한 엉터리 연습 방식들이나 몰상식한 연습곡을 평생의 연습으로 삼도록 (후배/후진들을) 세뇌해 왔던 것입니다.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100여 가지가 넘는 변형으로 응용 연습하도록 되어 있는 줄리아니의 아르페지오 연습곡은 평생의 연습 과제로 삼아도 좋을 만큼 훌륭한, 오른손 테크닉의 바탕 중 중요한 한 부분을 다질 수 있는 성격의 것입니다. 단, 올바른 연주 기법으로, 바른 동작 메커니즘으로 연습할 때에만 그렇습니다.)

그들 반풍수 상급자들은 기타의 기본기 대부분에 대하여 그 기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루 24시간을 다 바쳐서 평생을 연습한다 해도 제대로 연주해 낼 수 있는 곡이 거의 없습니다. 원숭이나 앵무새처럼 어설프게 남의 흉내만 낼 수 있을 뿐. 바늘 허리를 묶어 하는 바느질로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별무소용일 뿐입니다. 그들이 모르는 것은 기타의 기본기뿐만이 아닙니다. 서양 음악을 연주해 대면서도 그 기본적인 음악 어법(語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거의 까막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목소리(?)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준비 또한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답답하고도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필자가 오랜 세월 동안 - 거의 반평생에 걸쳐 - 이런 저런 매체에 개발새발 글을 써 온 것이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초보 학습자 여러분께서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공부는, 특히 기예 분야의 공부는 수많은 가지 수의 습관과 버릇을 길들여 나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테크닉이 바로 그 결과 생성된 습관과 버릇인 것이며, 음악성/예술성이 바로 그 결과 형성된 습관과 버릇에 그 기초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습관과 버릇을 다른 말로 '조건반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잘못된 습관과 버릇에 길들게 되면 나중에 그것을 고치고 바로잡기 위해 거듭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게다가 초보 학습자들이 초보 시절에 공부하게 되는 것이 다름 아닌 '기본기'입니다. 그 어떤 분야이든 그것이 기예의 한 분야인 이상 예외 없이, 기본기만큼 중요한 테크닉은 없는 법입니다. 그것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다는 것은 앞으로의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헛수고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뒤늦게 그러한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또다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비극을 의미합니다.

인터넷, 세계적 광대역 거미줄(Word Wide Web: www)에는 초보 기타 학습자들을 기다리는 늪과 함정(陷穽)들이, 온갖 올무와 덫이 널려 있습니다. 인터넷의 기타 사이트들이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초보 학습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지뢰밭을 방불케 합니다. 반풍수 상급자들, 무늬만 상급자들이 인터넷 사이트마다 넘쳐 나고 있는 탓입니다. 무식한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큰 법입니다. 게시판들은 대개 무늬만 상급자들의 글들로 도배가 되어 있기 일쑤입니다. 그동안 필자가 보아 온 바로는 엉터리, 순 엉터리, 진짜 엉터리, 완전 엉터리 상급자들이 초보 학습자들을 농락하고, 초보 학습자들을 늪과 함정(陷穽)으로, 지뢰밭으로 몰아넣기 일쑤인 비극의 현장이 다름 아닌 대다수 인터넷 기타 사이트들로 생각됩니다. 더욱 절망적이고 슬픈 현실은 대개의 무늬만 상급자들 스스로가 자신이 "엉터리, 순 엉터리, 진짜 엉터리, 완전 엉터리"라는 사실 자체를 자각(自覺)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자신이 여태 듣고 보고 배워 온 것이 바로 그런 엉터리 내용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무늬만 상급자일 뿐인 그들의 선배나 선진(先進)들로부터. 그래서 그들 자신은 진심으로 초보 학습자들을 돕는답시고 베푸는 공덕(功德)이 기실은 되려 초보 학습자들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넣는 올무가 되고 덫이 되어 버리기 일쑤입니다.

물론 인터넷 기타 사이드들에도 귀중한 정보와 자료들이, 또는 내외공(內外功)을 제대로 갖춘 실력자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러한 정보나 자료들로부터, 그러한 실력자들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쓰레기 더미에서 그와 같이 유익한 정보나 자료를, 실력자를 가려낼 수 있는 사전 지식과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한데, 초보 학습자들에게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그러한 사전 지식과 안목이 갖추어져 있을 리는 없지요.

그러므로 이 기회를 빌어 필자는 기타 학습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인터넷 사이트 써핑(surfing)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 가며 공짜(또는 싸구려) 지식이나 가르침을 건질려고 바둥거리지 말라고요. 공짜? 그것은 진실로 공짜가 아니라 나중에 수십 수백 갑절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올무이자 덫이기 십상입니다. 지금 당장 실력 있는 사부님을 찾도록 하시고 레슨을 받도록 하십시오. 그것만이 여러분 자신 또한 장래에 무늬만 상급자가 되고 마는 운명을 피하는 거의 유일한 정답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필자는 레슨을 하지 않은 지 이미 기십 년이 된, 지금은 보잘것없는 촌부(村夫)로 지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 요컨대 레슨이나 레슨 수입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무늬만 중·상급자분들께도 진심으로 당부 드립니다. 부디 실력 있는 사부님을 찾아서 레슨을 받도록 하시라고요.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만연(蔓延)해 넘쳐 나는 무늬만 중·상급자들이 또다시 대물림을 해 나가는 이 고질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행복한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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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11일 신현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