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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내기와 센내기의 음악 어법상의 차이

 

 악보69는 카르카시 기타 교본 제1부의 첫 번째 과제곡입니다만, 카르카시가 서양인이 아니고 한국인이었다면 못갖춘마디로 작곡하지 않고 십중팔구 악보70과 같이 갖춘마디로 작곡했을 것입니다. 악보69보다는 악보70 쪽이 도돌이표가 마딧줄(세로줄)과 일치하는 등 정갈해서 보기에도 좋습니다.

 

          악보69. 못갖춘마디로 되어 있는 카르카시 기타 교본의 첫 번째 과제곡 안단티노

                         ※ 「」표시는 큰악절(period)의 끝을 나타냅니다.

 

            악보70. 갖춘마디로 바꾸어 기보한 카르카시 기타 교본의 첫 번째 곡 안단티노

 

 악보69악보70 ― 못갖춘마디와 갖춘마디. 이러한 기보상의 차이는 연주에 있어서 그에 상응하는 모종의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임이 당연합니다. 한데, 그 차이란 어떤 것일까요? 그 차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친구라면 이하 이 책의 내용을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 곡은 aba의 작은 세도막 형식(Small Three-part Form)의 곡입니다(※ ‘작은 세도막 형식’에서는 큰악절이 8마디로 되어 있지 않고 4마디로 되어 있습니다). 못갖춘마디로 시작하긴 하지만, 내용적으로 센내기적인 부분과 여린내기적인 부분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 p.111, 보기23, 악보84). 그러므로, 악보69악보70에 있어서 연주상의 차이란 단순히 이분법(二分法)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보다 미묘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읽고 숙지한 다음, 스스로 사색하여 어떤 결론을 내려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곡은 단순하긴 하지만 폴리포니(polyphony, 다성 음악) 양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악보69에서 반주 음들을 (회색으로) 지워 버리면 아래 악보71과 같이 대위법적인 두 성부가 드러납니다. 윗성부와 아랫성부를 따로따로 연주해 보도록 하십시오. 둘 다 독립성을 가진 멜로디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악보71. 카르카시 기타 교본의 첫 번째 곡 안단티노의 2성 대위

 

 연주시 이 점에 유의하여 두 성부를 서로 대등하게 그리고 독립성을 잘 살려서 연주해야 하며, 윗성부와 아랫성부의 음색을 각기 달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그리하여 마치 종류가 다른 악기로 이중주를 하는 듯한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기타 연주자는 그와 같은 목적을 위해 a부분에서는 흔히 아랫성부를 퉁기는 엄지손가락을 손톱을 사용하지 않는 지두(指頭) 탄현으로 하기도 합니다. 또한, 반주는 멜로디보다 한 수준 낮은 음량으로 연주해야 하며,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것을 선호한다면 반주 역시 음색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이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두 성부뿐만 아니라 반주까지 놓치는 일 없이 잘 구별하여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 p.201, 귀 만들기). 언뜻 쉬운 곡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기실은 음악성과 테크닉에 있어서 웬만큼은 기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곡이라 하겠습니다. (※ 기타는 성부별로 완전히 음색을 달리하며 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독주 악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