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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調性, tonality)과 조성 확립

 

참고: 병행조(나란한조) ☜ p.42, 44, 56, 233

     같은 조표를 사용하는 장조와 단조를 병행조 또는 나란한조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C(다)장조의 병행단조(나란한 단조)는 a(가)단조이며, 역으로 a단조의 병행장조(나란한 장조)는 C장조입니다.

 

 서양음악의 주류를 이루는 바로크, 고전파, 낭만파 등의 음악은 조성 음악에 해당합니다. 즉, 12개의 장조와 12개의 단조로 된 조성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인 것입니다. 각 조에는 그 조의 으뜸음을 중심으로 하여 일련의 음들이 음계라는 하나의 음조직을 이루고 있습니다. 으뜸음은 음계의 구성원인 개개의 음들을 끌어당기는 모종의 구심력을 가지며, 선율적 화성적 중심이 되어 ‘음계’라는 음조직을 지배하고, 개개의 음에 미치는 구심력에 의해 조직 운행(運行)의 질서를 생성합니다. 음계를 ‘태양계’에 비유한다면 으뜸음은 그 중심인 태양과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이와 같이 어떤 하나의 음(으뜸음)이 선율이나 화성의 중심으로 작용하고, 다른 음들이 그 음에 종속적인 관계를 갖는 음조직, 그러한 음조직을 형성하는 성향을 조성(調性, tonality)이라 합니다.

 어떤 조의 조성은 해당 조의 음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드러납니다. 즉, 조성이 확립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음계만으로 조성이 확실히 확립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해당 음계의 특징음들이 모두 나열되어야 합니다. 어떤 조와, 그보다 5도 위나 5도 아래의 조와 같이 서로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는 조들을 근친조(relative key) 또는 관계조라고 합니다. 이들이 왜 가까운 사이인지는 아래 악보28이 그 까닭을 잘 보여 줍니다. C(다)장조와 그 5도 위의 조인 G(사)장조의 음계는 단 하나의 음만 서로 다를 뿐입니다. 즉, C(다)장조의 파(F)와 G(사)장조의 파#(F#)이 바로 그것입니다. 마찬가지로 C(다)장조와 그 5도 아래의 조인 F(바)장조의 음계 역시 시(B) ↔ 시b(Bb)만 서로 다를 뿐입니다. 한 조의 특징음은 계이름으로 말해서 도(Do), 솔(Sol), 파(Fa), 시(Si), 미(Mi)라 할 수 있습니다. 도(으뜸음)는 조의 으뜸이 되는 ― 조를 결정하는 ― 음이고, 솔(딸림음)은 으뜸음과 더불어 조를 지배하는(dominant) ― 조성과 관련하여 으뜸음 다음으로 중요한 비중을 가진 ― 음입니다. 으뜸음이 태양이라면 딸림음은 달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파는 5도 위의 조와, 시는 5도 아래의 조와, 그리고 미는 병행단조(나란한 단조)와 구별이 가능하게 하는 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C장조 으뜸화음의 , , 를 반음 내리면 c단조의 으뜸화음이 됩니다).

 

                                       악보28. 근친조 간의 음계의 유사성

 

 그러므로, 비록 음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조성이 확립될 수 있다 할지라도 해당 조의 특징음들이 다 나열되어야만 그것이 확실해집니다. 그런데, 서양음악은 화성을 위주로 하는 음악입니다. 그리고 화성을 이용하면 보다 간단히 조성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조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은 주요3화음입니다. 주요3화음이 나열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 조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또한 주요3화음을 주요3화음이라 부르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요3화음의 나열 중에서도 조성 확립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공식처럼 간주되는 것은 바로 V ― I의 화성 진행이며, 이를 ‘마침꼴(Cadence ☞ p.52, 프레이즈의 마침꼴)’의 일종인 ‘바른마침(Authentic Cadence)’이라 부릅니다.

 비록, V ― I의 화성 진행을 ‘마침꼴(바른마침)’이라 하여 조성 확립의 공식처럼 여기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얼마간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 악보29에서 보듯, C장조의 V ― I은 G장조의 I ― IV이기도 하며, C장조의 I ― IV는 F장조의 V ― I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악보29. 마침꼴(V ― I)에 의한 조성 확립 ― 근친조 간 조성의 혼란

 

 

 그러나, IV(또는 II) ―V ― I이나, V7 ― I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근친조와의 오인의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이들 화음에 해당 조의 특징음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악보30).

 

                     악보30. 마침꼴(Cadence)에 의한 조성 확립 ― 확실한 조성 확립

 

 이와 같은 이유로 조성을 확립하는 데는 V ― I보다는 V7 ― I이 더 유리합니다. 조성 확립을 위한 마침꼴(Cadence)에 있어서 V를 대신할 수 있는 화음으로는 V7 이외에 VII, V9, VII7이 있으며, 이들은 아래에서 설명하게 될 조바꿈을 위한 ‘마침꼴’에 V 대신 사용될 수 있습니다(악보31). VII은 밑음이 생략된 V7과 같으며, VII7은 밑음이 생략된 V9와 같습니다.

 

                            악보31. 마침꼴(Cadence)에 있어서의 V의 대용 화음

 

조바꿈(轉調, modulation)

 곡의 도중에 으뜸조 이외의 다른 조로 조성을 바꾸어 가는 것은 곡에 흥미를 더하는 수법입니다. 이를테면 C(다)장조로부터 5도 위의 조(딸림조)인 G(사)장조로 그리고 다시 G(사)장조의 딸림조인 D(라)장조로……, 또는 병행단조로…… 조성을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악보32). (※ 병행단조 ☞ p.41, 참고: 병행조)

 

                                                       악보32. 조바꿈

 

 

 위 악보32에서 보듯, 조바꿈은 통상 기존 조(old key)의 조성을 먼저 확립하고, 기존 조와 새로이 옮겨 갈 신조(new key)에 공통되는 화음, 즉 공통화음(pivot chord)을 통한 다음, 신조의 조성을 확립하는 순서로 행하여집니다. 이때, 기존 조와 신조의 조성을 확립하는 데는 바른마침(Authentic Cadence)에 의한 마침꼴(Cadence)이 사용됩니다. 즉, V ― I에 의한 화성 진행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조바꿈의 마침꼴로 사용되는 바른마침에는 V ― I, IV(또는 II) ― V ― I, V7 ― I, VII ― I, V9 ― I, VII7 ― I이 있습니다. V 대신 V의 대용 화음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여 이야기하자면, 조바꿈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기존 조(old key)의 마침꼴 + 공통화음 + 신조(new key)의 마침꼴

 조바꿈에는 확정적 조바꿈과 경과적 조바꿈(passing modulation)이 있습니다. 확정적 조바꿈이란 신조가 적어도 한 프레이즈(작은악절)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며, 경과적 조바꿈이란 일시적으로 다른 조로 바뀌거나 다른 조의 조성을 띠는 것을 말합니다. 확정적 조바꿈은 통상 그냥 ‘조바꿈’이라 부릅니다.